꾀보 며느리

꾀보 며느리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재치(才致)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옛날 한 형제가 살았다. 대대로 유복한 양반 집안이었지만, 가세가 기울어 어렵게 되었다. 그래도 형은 워낙 물려받은 재산이 많아 여전히 잘 살았지만, 아우네 집은 가난했다. 아우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아들이 장가갈 나이가 되자, 아우 부부는 걱정이 태산 같았다. 두 부부는 오랜 고민 끝에 며느릿감을 찾는 방을 마을 곳곳에 붙이기로 했다. 그 방은 “좋은 양반 가문의 며느리를 찾는데, 신분은 양반이 아니어도 관계가 없으나 생활력이 뛰어나 쌀 한 섬으로 한 달을 살 수 있는 사람이면 된다”는 내용이었다. 양반이 아닌 그 마을의 처녀들은 모두 그 방을 보고 양반이 될 수 있는 길이라며 기뻐했다. 그 중 한 처녀가 그 집을 찾아왔다. 아우의 아내는 그 처녀에게 쌀 한 섬을 주며, 한 달을 살 수 있게 해보라고 했다. 처녀는 쌀 한 섬을 가지고 한 달을 먹을 수 있게 나눠보았는데 그 양이 너무 적었다.

그래서 그 적은 양을 이용해 죽을 쑤어 매일 내놓았다.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매일 죽만 먹고 살 수 있겠는가. 결국 그 처녀는 한 달을 버티지 못하고 나왔다. 두 번째로 그 집을 찾아간 처녀는 방법을 조금 바꿔 하루에 한 끼는 밥을 먹고, 두 끼는 죽을 쑤어 먹기로 했다. 하지만 보름을 조금 넘기자, 쌀이 모두 떨어지고 말아 그 처녀 역시 그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세 번째로 찾아간 처녀는 첫 날부터 진수성찬에 밥을 차려 내놓았다. 처녀는 의아하게 생각하는 가족들에게 웃음을 지어보이며 걱정 말라고 큰 소리를 쳤다. 그리고는 다음날 자기 집으로 하인을 보내 그 집에서 쫓겨날 지경이니 바느질감을 좀 구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바느질감을 얻어온 처녀는 그날도 역시 장에 가서 한껏 반찬거리를 사와 진수성찬을 차렸다.

그리고는 매일 밤 바느질을 해서 돈을 벌었고, 그 돈으로 늘 쌀과 반찬을 사서 내놓았다. 그 모습을 본 아우 부부 내외는 손뼉을 치며 기뻐했고, 아들과 곧 혼인을 시켰다. 그렇게 아우의 아들과 결혼한 며느리는 어느 날 문득, 한 가지 꾀를 낸다. 매일 삯바느질을 하기에는 너무 힘이 들었던 것이다. 며느리는 밖에 나가 구렁이를 한 마리 잡아와서 자루에 넣었다. 그리고는 아우네 부부와 형네 부부까지 모두 불러, 큰 잔치를 벌였다. 형네 부부가 아우네 집에 와서 보니, 잔치까지 벌이는 것이 살림이 핀 모양이라고 부러워했다.

그런데 며느리가 자루에 넣어놓은 구렁이 앞에 음식을 차려놓더니 절을 하는 것이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형의 아내가 왜 그곳에 절을 하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며느리 하는 말이, “제가 얼마 전에 꿈을 꿨는데, 큰 아버지댁에서 이 구렁이가 나와 저희 집으로 들어오는 게 아니겠어요. 그 꿈을 꾸고 난 후부터 집에 재산이 늘어나기 시작했답니다.” 그 말을 들은 형네 부부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자기네 집에서 나온 구렁이라니, 그럼 동생네 집의 재산이 불어날수록 자기네 집의 재산이 줄어드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생긴 것이었다. 형 부부는 오랜 고민 끝에 아우네 며느리를 불렀다. 그리고는 구렁이와 논 삼십 마지기를 바꾸자고 했고, 며느리는 흔쾌히 승낙했다.

그렇게 논이 생긴 며느리는 열심히 농사를 짓고, 살림을 열심히 꾸려 점점 집의 재산이 늘어났다. 눈에 띄게 살림이 좋아진 몇 년 후, 며느리는 큰 아버지 부부를 찾아가 거짓말을 사죄하며, 논 삼십 마지기를 다시 돌려주려 했지만, 형 부부는 웃으며 받지 않았다. 형의 자애로움은 온 마을에 소문이 퍼졌고, 두 형제는 오래오래 우애 있게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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