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수와 백정

박문수와 백정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재치(才致)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조선
• 신분 : 관료
• 지역 : 기타
• 출처 : 김균태 (340)
• 내용 :
하루는 팔도를 돌아다니는 어사 박문수가 그 곳을 지나게 되었다. 한 참 길을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박문수 작은아버지! 박문수 작은아버지!”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그런데 어사 박문수에게는 자신을 작은아버지라고 부를 사람이 없었다. 이상하게 여긴 박문수는 소리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가 주인을 찾으니 백정이 나왔다. 어사 박문수를 보고 다급해진 백정은 황급히 박문수를 안방으로 모시고 무릎을 꿇으며 죽여 달라고 하였다. 영문을 모르는 박문수 “당신이 나를 작은아버지라 하였는데,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니 어디 동헌편에 출도하고 잔치를 해야겠다.”고 하였다. 이튿날 박문수는 동헌편에 출도하고 역졸을 불러 이곳에 자신의 작은아버지가 계시니 모시고 오라고 하였다.

백정은 역졸들이 자신을 데리러 오자 아무리 자신보다 벼슬이 높다고 하지만 자신은 방석 위에 앉아 삼촌을 오라고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하며 가지 않겠다고 하였다. 역졸들은 백정의 이야기를 박문수에게 그대로 고하자 박문수는 자신의 생각이 모자랐음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박문수는 직접 백정을 모시고 돌아와 푸짐하게 잔치를 하였다. 백정은 또 이렇게 박문수와 연을 맺게 되었다. 박문수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운 백정은 그때부터 박문수의 뒤를 밀어주기 시작하였다. 박문수가 팔도를 다 돌아다니고 서울 본댁에 올라오자 억만 장자가 되어있었다. 그런 박문수에게는 아우가 있었다. 그런데 그 아우는 자신의 형을 믿고 깡패질을 하며 돌아다녔다. 하루는 형제가 방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창 대화를 하던 중에 아우가 어떻게 해서 갑자기 재산이 늘었는지 물었다. 그러자 박문수는 강원도 어느 고을에서 백정을 작은아버지라고 하고 얻게 된 재산이라고 사정을 얘기해 주었다. 그러자 동생은 어떻게 백정 놈이 우리의 작은아버지가 될 수 있느냐며 당장 가서 목을 치겠다고 하고 집을 나갔다. 박문수는 급히 사람을 보내 백정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동생을 조심하라고 미리 기별을 해 주었다. 백정이 사는 지방으로 내려온 아우는 술을 얼큰히 먹고, 방안 가득 양반들이 앉아 있는 곳으로 가서 백정에게 죽여 버리겠다고 달려들었다. 그러자 백정이 아우를 피해 두렁 위로 올라가서 상수리나무를 붙잡고 한숨을 푹푹 내쉬고는, 내가 저 놈 때문에 남부끄러워 이곳으로 피난을 왔는데, 저 놈이 이곳을 어떻게 알고서 여기를 오니 이 모양새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하인들은 박문수의 아우를 잡아 광에 가두어 버렸다. 그리고는 매일 하인들을 광으로 보내 그 아우를 때리게 하였다. 그렇게 하인들은 한 달 동안 아우를 때리며 그냥 “작은아버지, 살려 주십시오.” 하면 될 것을 하고 때렸다. 그렇게 한 후 백정이 광에 들어가자 아우는 백정을 보고, “아아고 작은아버지, 제발 살려주세요.”라고 하였다. 그러자 백정은 이제야 아우가 술에 깼다고 하고는 읍내로 데려가 가서 먹을 것을 사다가 잘 차려주고 며칠 치료를 받게 하였다. 이렇게 풀려난 박문수의 아우가 차차 몸이 회복되자 백정은 아우에게 나귀를 주며 서울로 돌아가라고 하고는 노잣돈 외에 한 푼도 주지 않았다. 박문수는 나귀를 타고 온 아우를 보고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으니 아우는 풀이 죽어서 할 수 없이 작은아버지라고 부르고 왔다고 하였다. 그러자 박문수는, “예, 이놈! 나도 작은아버지라고 하였는데 너는 말해 무엇을 하느냐. 네 목숨을 살려 돌아온 것이 다행이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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