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약돌을 달여라

조약돌을 달여라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해학(諧謔)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옛날 어느 마을에 용하다고 소문 난 의원이 살고 있었다. 하지만 워낙 시골이다 보니 일은 그리 많지 않아, 일이 없는 날이면 가끔 시내로 나가서 낚시질을 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또 낚시질을 하고 있는데, 동네 청년 한 명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제 아내가 지금 애를 낳고 있는데, 애를 낳다가 그만 힘이 빠져서...” 하며 숨차게 말했다. 의원은 사정이 급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집에 들어가서 약을 지어 주자니 젊은 청년의 걸음을 따라가진 못하겠고, 차라리 처방전을 지어주는 게 빠르겠다 싶었다. 의원은 개울 바닥에 굴러다니는 납작한 돌멩이 하나를 주워, 붓으로 약 방문을 적어 주었다. 끝에다 두 첩이라고 써서 내주며, “이거 빨리 가서 달여 먹이도록 하게.” 하고 전해주자, 청년은 쏜살같이 뛰어갔다. 의원도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약 짓는 사람에게 약을 잘 지어주었느냐고 물었는데, 그런 사람이 다녀간 일이 없다는 것이었다. 의원은 속으로 이상하다 싶었으나 그런대로 그냥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며칠 후, 친구들과 몇몇이서 사랑방에서 바둑을 두고 있는데 그 청년이 찾아왔다. 지게 가득 술병이며 두둑하게 차린 안주를 내려놓으면서, “의원님 덕분에 아들을 낳았습니다. 저희 어머니 말이 늦게나마 손주를 낳았으니 이게 다 선생님 덕분이예요, 너무 고맙습니다. 차린 건 없지만 정성이니 좀 드세요.” 하며 연거푸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의원은 속으로 의아해서 슬쩍 돌려 물어보았다. “그래, 그날 늦진 않았던가” “늦긴요! 그 길로 바로 달려가서 냄비에다 넣고 펄펄 끓였지요. 그리고는 찬물에 담가서 식혀 먹이니, 이내 ‘응애~’ 하고는 낳던걸요. 정말 용합니다요.” 의원은 솔직하게 이야기 하지도 못하고, 그저 쓴웃음만 지으며 술을 나눠먹고 보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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