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쟁이 며느리

방귀쟁이 며느리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해학(諧謔)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옛날 한 마을에 방귀소리가 유난히 큰 처녀가 살고 있었다. 처녀는 몹시 가난했지만 방귀소리가 어찌나 큰지 온 마을이 울릴 정도였다. 그런데 마침, 옆 마을에도 그에 버금가게 방귀소리가 큰 사내가 살고 있었다. 두 마을 사람들은 서로 자기 마을의 사람이 방귀소리가 크다고 내기를 하곤 했는데, 그러던 어느 날, 이웃에 사는 방귀쟁이 사내가 이 처녀에게 대결을 하자고 청했다. 처녀는 부끄러워 한사코 손사래를 쳤지만, 오기가 생긴 사내는 처녀 집의 빚을 다 갚아주고, 텃밭까지 내주겠다며 청했다.

차마 거절하지 못한 처녀는 비로소 대결에 응했고, 두 마을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두 사람의 방귀시합이 벌어졌다. 두 사람의 방귀소리는 모두가 가히 놀랄 정도로 컸지만, 결국 승리는 솥뚜껑과 솥까지 날려버린 처녀에게 돌아갔다. 시합에서 이긴 처녀는 집의 빚도 다 갚고 가난을 벗어나게 됐지만, 혼기가 되었는데도 그 마을에서 그녀와 결혼하겠다고 나서는 총각이 아무도 없었다. 그 사실을 안타까워하던 처녀의 아버지는, 결국 처녀의 소문이 닿지 않는 먼 마을로 시집을 보냈다. 한편, 먼 마을로 시집을 간 그녀는 시부모를 공경하고 살림도 아주 잘해 남편과 시부모에게 사랑을 듬뿍 받았다.

하지만 방귀를 뀌지 못하고 오래 참자, 갈수록 며느리의 얼굴을 노랗게 떠 볼품없어졌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시아버지가 이유를 물었지만, 며느리는 부끄러워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처녀의 얼굴은 더욱 나빠졌고, 시부모는 처녀에게 병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기에 이르렀다. 사태가 이 정도 되자, 며느리는 더 이상 숨길 수가 없었다. 실은, 방귀를 뀌지 못해 그러는 것이라고 고백하자, 이 대답을 들은 부모는 웃으며, 부끄러워말고 마음껏 방귀를 뀌라고 말했다. 처음엔 사양하던 며느리지만, 끝내 참지 못하고 방귀를 뀌었다.

원체 방귀소리가 큰데다, 오래 참은 터라 며느리의 방귀소리는 마치 집을 떠나갈 듯 했고, 그 냄새 또한 매우 역했다. 며느리의 방귀에 놀란 시아버지는 몰래 며느리를 친정집에 놓고 올 계획을 세운다. 그리하여 며느리와 시아버지는 친정집 나들이에 함께 나섰다. 그저 친정집에 가는 줄로만 알고 기뻐하는 며느리는 시아버지를 모시고 길을 재촉했다. 그렇게 한참을 가던 중이었다. 길 언덕에 큰 배 나무 한 그루를 발견한 시아버지가 목이 마르다며 배를 먹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며느리가 따주겠노라며 배나무 앞에서 방귀를 뀌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큰 배가 우르르 떨어지는 것이었다.

거기다 지나가는 과일장수가 비싼 값을 치르며 그 배들을 사주었다. 그러자 며느리의 방귀소리가 부담스럽기만 하던 시아버지의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옳지, 우리 며느리의 방귀도 쓸 만한 곳이 많구나.” 이렇게 생각을 바꾼 시아버지는 다시 가던 길을 돌려 며느리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배를 따러 가자며,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과수원으로 갔다. 과수원에 도착한 며느리는 배나무마다 앞으로 다가가 방귀를 뀌었고, 온 과수원의 배가 우수수 떨어지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본 시어머니와 남편 또한 배꼽을 잡고 웃으며 기뻐했다. 그리고 그 네 가족은 매해마다 과수원에서 함께 배를 따며 사이좋게 살았다. 배 수확철이 되면, 그 과수원에서는 네 가족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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