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과 홍장

박신과 홍장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해학(諧謔)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조선
• 신분 : 관료
• 지역 : 기타
• 출처 : 김기설 (183)
• 내용 :
옛날 순찰사인 박신이 강릉지역을 순찰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가 이 지방출신 명기 홍장을 알게 되었다. 박신은 홍장을 본 순간 첫 눈에 반했고, 홍장도 천하의 풍류객인 박신을 본 순간 넋을 빼앗겨 두 사람은 급속히 친해지게 되었다. 며칠 후 박신은 공무중인 다른 지역을 순시하게 되었으나 늘 홍장만을 생각했다. 순시를 마치고 돌아온 박신은 여장을 풀자마자 홍장의 집을 찾았으나 홍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낙심한 박신은 객사에 돌아와 그만 병이나 눕고 말았다. 이 당시 강릉부사는 박신의 친구인 조운흘이었다. 조운흘은 박신이 돌아왔다는 말을 듣고 그를 찾아 왔으나 홍장의 안부만을 물어 골려줄 생각에 홍장이 밤낮 박신 만을 생각하다 죽었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박신은 며칠 동안 몸져누워 몸이 수척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보름달이 뜬 저녁 조부사가 박신을 찾았다. 수척해진 박신을 보자 측은한 생각이 들어 경포에 달구경을 가자고 말했다. 조운흘이 박신에게 “달이 뜬 밤에는 천상의 선녀들이 내려온다는데 홍장도 내려올지 모른다.”고 하며 달래니, 박신은 귀가 솔깃해져 조운흘과 함께 경포호에 달구경을 가게 되었다. 호수에 배를 띄어놓고 술잔을 기울이며 달구경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안개가 끼더니 이상한 향내가 나며 퉁소소리가 은은히 들려왔다. 박신은 조운흘의 말이 기억나 의관을 가다듬고 무릎을 꿇고 향까지 피웠다. 그 안개 속에서 돗에 ‘신라성대노안상(新羅聖代老安祥), 천재풍류상미망(千載風流尙未忘), 문설사화유경포(聞設使華遊鏡浦), 난주료복재홍장(蘭舟聊復載紅粧)’이라 쓴 깃발을 단 배가 나타났다.

배 위에는 백발의 노인이 선관우의(仙冠羽衣)를 입고 단정히 앉아 있었고, 그 앞에는 푸른 옷을 입은 동자와 화관을 쓰고 푸른 소매를 두른 선녀가 있었다. 박신이 보니 그 선녀는 홍장이 틀림없었다. 박신은 뱃머리에 나와 선관에게 절을 하니 선관이 말하길 “이 선녀는 옥황상제의 시녀인데 죄를 짓고 인간 세상에 와 살게 되었다. 이제 속죄의 날이 다 되어 곧 올라가려고 하는데 박신과의 연분으로 오늘밤 이곳에서 만나게 되었다.”고 하였다. 선관의 말을 듣고 선녀에게 가 보니 틀림없는 홍장이라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니 홍장도 그리던 님을 만나 기뻐하였다. 박신은 선관 앞에 가 무릎을 꿇고 홍장과 하루만 인연을 원하니 선관이 선뜻 응해 홍장과 객사로 돌아왔다.

그날 밤 박신은 홍장과 쌓였던 정을 풀기에는 너무 짧은 밤을 뜬 눈으로 지새우게 되었다. 그러다가 박신은 새벽에 잠깐 잠이 들게 되었는데, 인기척에 눈을 뜨니 천상으로 간 줄 알았던 홍장이 옆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이때 조운흘이 문을 열고 들어와 비로소 박신은 조운흘에게 속은 줄 알고 웃었다. 조운흘이 친구인 박신이 풍류와 여색을 좋아하는 줄 알고 골려준 것이다. 지금도 경포호 옆에 박신과 홍장의 사랑이 담긴 홍장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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