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승과 상좌

사승과 상좌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해학(諧謔)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조선
• 신분 : 승려
• 지역 : 기타
• 출처 : 용재총화 (124)
• 내용 :
어떤 스님이 과부에게 장가들기로 했다. 처음 과부 집에 가는 날 상좌가 말하기를, “삶지 않은 콩을 갈아 물에 타 마시면 정력이 왕성해진다.”하고 거짓말을 했다. 스님은 그 말을 믿고 생콩을 갈아 물을 부어 마시고 갔는데, 부인 집에 도착하니 배가 끓어올라 설사가 나려고 했다. 근근이 기어 방에 들어가 앉아 설사를 참느라고 잔뜩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부인이 들어와서는 꼼짝 않고 앉아 있는 스님을 보고, 왜 이렇게 앉아만 있느냐면서 살짝 밀치니, 스님이 넘어지면서 참았던 설사를 분수처럼 쏟아내자 온 방에 구린내로 가득 찼다. 이에 과부는 몽둥이로 스님을 쫓아내 버렸다. 스님이 밤에 절로 돌아오는데, 앞에 허연 것이 가로놓여 냇물로 알고 옷을 걷고 들어서니, 내가 아니고 메밀꽃이 가득 핀 밭이었다. 조금 가니 또 허연 것이 앞에 있기에, 메밀밭으로 알고 들어가니 냇물이어서 옷이 다 젖었다.

화가 나서 일이 잘못되었다는 뜻으로 ‘시다, 시다(酸哉酸哉)’ 하면서 다리를 건너니, 내에서 쌀을 일고 있던 부인들이 와서 가로막고는, 남이 술 빚을 쌀을 일고 있는데 방정맞게 ‘시다(酸)’는 말을 한다고 하면서, 옷을 찢고 때렸다. 스님이 배가 고파 마를 캐먹고 있는데, 한 지방 수령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수령에게 맛있는 마를 드리고 먹을 것을 얻을 생각으로, 갑자기 나섰는데 말이 놀라 뛰는 바람에 수령이 말에서 떨어졌고, 그래서 매를 맞았다. 몸이 아파 내의 다리 옆에 누워 있으니 순검 도는 포졸들이 보고, 죽은 중의 시체가 있다고 하면서, 죄인 매 때리는 연습을 한다고 덤벼들어 때렸다. 그 중 한 사람은 칼을 꺼내, “죽은 중 양근(陽根)은 약으로 좋다.”고 하면서 양근을 자르려 했다.

그래서 일어나 멀리 도망했다. 날이 저물어 절에 와서 상좌를 불러 문을 열어 달라 하니, 상좌는 “우리 스님은 과부에게 장가들러 갔는데 너는 누구냐”라고 말하고 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 그래서 하수구로 들어가려고 머리를 넣으니, 상좌가 몽둥이로 때리면서, “이 개가 어제 법당의 불 켜는 참기름을 다 핥아먹었더니 또 왔다.”고 하면서 내쫓았다. 지금도 낭패 당한 중울 ‘도수승(渡水僧)’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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