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과 꾀 많은 제자

선생과 꾀 많은 제자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지략(智略)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한국구비문학대계 (452)
• 내용 :
함경도에 글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 있었는데, 출세를 해보려고 서울에 와서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가 이 정승 집에 독선생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어느 날 정승의 아들이 선생에게 “곁에 사모님이 안 계서서 적적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선생이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하자 제자가 꾀를 내었다. 얼마 후에 젊은 아낙이 선생을 찾아와 대감이 쓰시는 은식기가 없어졌는데 도련님 말에 선생님이 점을 잘 치신다니 찾아달라고 했다. 독선생은 나중에 오라며 돌려보내고 제자에게 물었더니, 집 뒤의 샘 세군데 중 가운데 샘의 바위 밑에서 찾으라는 점괘가 나왔다고 일러주어서 찾게 했다. 그 후로 선생은 맛있는 반찬은 물론이고 잠자리 수발까지 대접받게 되었다.

또 한 번은 행랑에 사는 하인이 찾아와서 자식을 살려달라고 하는데 어린애의 앞섶에 바늘을 꽂은 것이어서 제자가 쉽게 해결해 주었다. 이 하인은 하루 이삼백 리를 가는 재주가 있었다. 그리고 정승 집에서 재산관리를 맡은 사람이 찾아와 정승대감이 쓰시는 금관자 옥관자가 달린 탕건을 잃어버렸는데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제자가 정승이 타고 다니는 가마 밑에 숨겨놓았던 것을 찾아주어 쉽게 해결을 해주었다. 이 사람은 패물, 비단 등을 가져다주어 걸음 잘 겉은 하인한테 함경도 본가에 보내 식구들이 잘 살게 되었다. 어느 날 중국 천자의 옥새가 없어졌는데 조선에서 명인을 보내 찾게 하라는 통지가 왔다. 근심하던 왕이 정승에게 이야기를 하자, 자기 집 독선생 이야기를 해서 독선생과 제자는 함께 중국으로 가게 되었다. 제자가 떠나기 전에 밀봉한 봉투를 세 개 꺼내어 정승에게 주고는 아무 날 아무 시에 봉투를 뜯어보고 그 안에 쓰인 대로 하라는 말을 하고 떠났다.

중국에 도착해서 천자를 만난 선생과 제자는 한 이십여 일의 말미를 달라고 하였다. 한편 정승의 집에서는 첫 번째 봉투를 열어보니 조상의 위패를 모신 사당을 태우라는 글이 적혀있어 밤에 사당을 태웠다. 그날 밤 중국에 가 있던 선생과 제자가 느닷없이 대성통곡을 하는데, 집에 있는 사당이 불에 타서 그렇다고 했다. 사람들이 천리마를 타는 사람을 시켜 알아보았는데 사실이었다. 놀라고 신기하게 생각했는데 며칠 후에 두 번째 봉투에 쓰인 내용에 따라 정승 집을 모두 태워버렸다. 또다시 대성통곡을 하는 선생과 제자의 말을 듣고는 사람을 시켜서 확인을 했더니 사실이었다. 이런 소문이 퍼지자 정작 놀란 사람은 천자의 옥새를 감춘 사람이었다. 만 리 밖에 일을 귀신같이 아는 사람이라 자신이 잡혀죽겠다는 생각이 들어 밤중에 선생과 제자를 찾아가서 자수를 하게 되었다. 옥새를 보자기에 싸서 대궐의 연못에 넣었다고 실토를 하자 그를 도망가게 하고는 이튿날 연못의 물을 퍼내 옥새를 찾아냈다.

천자가 기뻐하여 선생과 제자에게 극진한 환대를 하자 주변 사람들의 시기를 받게 되었다. 두 사람을 죽이고자 아침에 떠 저녁에 지는 해를 자신의 서울에 계속 매달아 놓으라고 우겼다. 선생이 제자에게 해법을 묻자 제자가 꾀를 내었다. 여기서 수만리 떨어진 곤륜산까지 직선으로 길을 내 그 꼭대기에 천제단을 모시고 이틀 동안 천제를 지내면 된다는 것이었다. 곤륜산 정상까지 길을 내고 천제단을 세우는 동안에 천자한테서 하사받은 금은보화를 풀어서 풍채가 좋고 목소리도 큰 사람을 찾아내었다. 그러고는 이 사람을 시켜 한 밤중에 천제단에 올라가 통곡을 하고 서울 장안 사람이 다 죽게 되었다고 소리치게 했다. 사람들이 이 목소리를 듣고 놀라서 천자에게 중지할 것을 청했다. 선생은 마지못해 축원을 하는 척 해서 해를 제자리에 있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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