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배기 점장이와 며느리

곽배기 점장이와 며느리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지략(智略)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김균태 (2155)
• 내용 :
옛날에 점쟁이로 유명한 곽배기라는 사람이 살았다. 오월달 장마철에 하루는 한 부인이 왔는데 남편이 품을 팔러 갔다가 며칠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는 사정이었다. 곽배기는 점을 보더니 그 사람은 올 유월달이면 죽을 터이니 기다리지 말라고 하였다. 그 말을 들은 부인은 울며 탄식하고 무슨 방도가 없는지 물었다. 곽배기는 방도가 없다고 했는데 곽배기 며느리가 그 부인이 하도 측은하여 한 가지 방도를 알려주었다. 그 방도는 유월 15일에 소낙비가 많이 내리면, 아들을 방에다 놓고 문을 잠근 채 불을 지르라는 것이었다. 부인은 며느리의 말을 들어 그날이 되자 아들을 방에 가두고 밖에서 불을 질렀다. 한편 남편은 품을 팔고 오다 비를 만나 사람들과 함께 바위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었다.

그러다 저 멀리 자기 집에서 불이 나고 자기 부인은 지붕 처마에서 춤을 추는 모습을 보았다. 남편은 깜짝 놀라며 바위 밑을 나와 집으로 뛰어가려고 했다. 그 순간 언덕이 무너지면서 바위 밑의 사람들이 모두 깔려죽었다. 남편만 간신히 살아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아들을 만나게 되었다. 부인과 남편은 곽배기를 찾아와 덕분에 살았다고 고마워하며 인사를 하였다. 가만히 생각해본 곽배기는 죽을 사람이 살아서 돌아온지라 이상히 여겨 누구한테 방도를 들었는지 물었다. 그러자 부인이 며느리라고 말해 주었는데 곽배기가 생각해본 즉 며느리 때문에 자신이 빌어먹지 못하겠다고 여겨 며느리를 죽이고자 했다. 곽배기는 칼을 들고 쫓아가자 며느리는 도망을 갔다. 곽배기는 봉사인데 산통을 들고 며느리를 쫓으니 며느리가 살 도리가 없었다. 마침 한 사람이 떼를 떼어다가 소 등에 싣고 오는 것을 보고는 부탁하여 소 등위에 숨었다.

곽배기는 산통을 보니 우성산이라는 점괘가 나오자 어딘지 알 수가 없어 포기하였다. 곽배기를 피해 집으로 돌아온 며느리는 남편에게 시아버지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말하였다. 남편은 놀라 어떻게 방법이 없냐고 묻자 며느리는 널 하나를 짜서 바가지 하나만 엎어 놓으면 자신이 살 수 있다고 하였다. 곽배기는 며느리가 어디 있는지 찾을 수가 없자 목두파라는 점을 차려 놓고 정을 읽고 신장들을 불러냈다. 신장들이 나와서 보니 곽배기가 자신들을 부르는데 앞에 널 하나 놓고 바가지 하나 엎어 놓은 것이었다. 그러니 신장들은 바가지 ‘곽’자에 널 ‘백’자로 생각하여, “곽배기! 너 잡아가라고 불렀구나!” 하고는 곽배기를 잡아갔다. 며느리와 남편은 그 후로 잘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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