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 감사

평안 감사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지략(智略)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관료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옛날 김 정승과 이 정승 두 사람이 한 마을에 살고 있었는데 그 둘은 아주 친한 친구였다. 김 정승은 늦게까지 자식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김 정승과 이 정승은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서로 아들을 낳으면 의형제를 맺어주고, 딸을 낳으면 자매로 맺어주며, 각각 딸과 아들을 낳으면 서로 혼인을 시켜주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그런 약속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김 정승은 아들을 낳았고 이 정승은 딸을 낳게 되었다. 태어나기 전부터 혼약이 되어 있던 그 둘은, 어릴 때부터 사이가 좋았다. 그러던 어느 해, 김 정승 부부가 한꺼번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 김 정승의 아들은 겨우 열다섯 살이었는데, 김 정승이 죽고 나자 그 집안도 함께 몰락하고 말았다. 그러자 이 정승의 생각이 갑자기 바뀌었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김 정승의 아들에게 딸을 시집보내기 싫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김 도령을 좋아하던 딸은 김 도령과 결혼하기를 원했고, 이 정승은 하는 수없이 둘을 혼인시켰다. 하지만, 이 정승은 사위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았고, 이를 알고 있던 김 도령은 한 가지 꾀를 내었다. 아내에게 집 안에 있던 먹을 다 갈게 한 후, 이 정승이 아끼는 흰 말을 빼내와 먹물을 들인 것이다. 자신의 애마가 없어져 슬퍼하던 이 정승에게 김 도령은 물들인 말을 가지고 가서, 이 정승의 환심을 사는데 성공했다. 이 정승은 김 도령에게 평안 감사직을 주었고, 김 도령은 평양으로 가서 감사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에서 비가 내렸는데, 그날도 여전히 말을 타고 외출을 하고 돌아온 이 정승의 바지가 온통 검은 먹물 투성이었다. 그제서야 사위가 자신을 속인 것을 알게 된 이 정승은 세 아들을 불러 사위를 잡아오도록 시켰다. 먼저 첫째 아들이 평양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동생네 집에 도착하자, 김 도령이 통곡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유를 물으니, 이 정승이 죽었다고 했다. 첫째 아들은 놀라 서둘러 한양으로 돌아왔는데, 집에 도착하니 이 정승이 왜 벌써왔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속은 줄 깨달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뒤이어 둘째 아들이 김 도령을 찾아 평양으로 떠났다. 그런데 이 둘째 아들은 술을 좋아해 평양에 도착하자마자 주막을 찾아 술을 진탕 마셨다. 그리고는 그 주막의 안방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마침 그 주막 주모의 남편이 돌아온 것이다. 둘째 아들은 깜짝 놀라 궤짝 안으로 들어갔는데, 들어온 남편과 주모가 다툼을 시작했다. 그러더니 서로 궤짝을 들고 나가겠다며 싸우기 시작했고, 옥신각신을 계속하던 둘은 결국 평안 감사에게 가서 결론을 내기로 했다. 꼼짝달싹 못하고 궤짝 안에는 둘째 아들이 갇혀 있게 된 것이다.

평안 감사가 된 김 도령은 궤짝을 보고는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톱을 가져와 궤짝을 자르려 하자, 안에 있던 둘째 아들이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고, 결국 궤짝 안에서 나온 둘째 아들은 부끄러워 그 길로 한양으로 도망쳐 버렸다. 마지막으로 셋째 아들이 평양으로 갔지만, 신선에만 관심이 있던 셋째 아들 역시 김 도령이 꾸민 계책에 속아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세 아들이 모두 김 도령을 잡아오기는커녕, 속아서 돌아오자 이 정승은 매우 분했지만, 하는 수 없이 사위로 인정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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