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재주

말재주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지략(智略)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옛날 이야기꾸러미 ()
• 내용 :
옛날에 세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하나는 선비고 하나는 힘이 아주 센 사람, 또 하나는 아주 말을 잘 하는 사람이었다. 이 세 사람은 틈만 나면 서로 제 자랑을 하기 바빴다. 글 잘하는 선비는 글을 잘해야 한다고 하고, 힘이 센 사람은 힘이 세야 한다고 하고,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말을 잘 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매일 이렇게 서로 자랑만 할 뿐, 결판이 나지를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은, 한 골짜기에 도둑들이 살고 있으니 거기에 가서 한번 시험을 해보자고 했다. 그렇게 세 사람이 도둑이 살고 있는 골짜기를 찾아갔다. 그러나 도둑 앞에 가자마자 손 쓸 새도 없이 잡혀 큰 도장 같은 데 갇히고 말았다.

장난삼아 제 자랑을 하다가 이 지경에까지 이른 세 사람은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말 잘하는 사람이 힘 센 사람에게 “자네가 힘이 세니 여기서 빠져 나갈 꾀를 생각해보시오.” 했다. 힘 센 사람은 도장 문을 발로 냅다 찼다. 하지만 문은 끄덕도 하지 않고, 오히려 힘 센 사람은 저쪽 벽에 나자빠지고 말았다. 그러자 이번엔 글 잘하는 선비가 나섰다. 가방에서 종이와 붓을 꺼낸 선비는 아주 긴 장문의 편지를 썼다. 그리고 도둑에게 보냈다. 하지만 도둑들은 글을 읽을 수 없는지라 오히려 화만 돋구는 꼴이 되고 말았다. 힘 센 사람과 글 잘하는 사람은 “이제 힘과 글재주로는 살 방법을 찾을 수 없으니 자네가 한번 말재주로 살 방법을 구해보게.” 했다. 말 잘하는 사람은 “그래 그럼, 그렇게 해보지. 대신 자네들은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하네.” 하고는 다짜고짜 울다가 웃다가 했다.

도둑들은 이것을 듣고 우는 것은 죽게 되니 슬퍼서 울겠다지만, 웃는 것은 무슨 이치로 웃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궁금해진 도둑들은, 세 사람이 갇힌 도장으로 와서 웃는 이치를 물었다. 말 잘하는 사람은, “실은 우리는 나라의 역적인데 나라에 잡히지 않으려고 여기까지 피해 왔건만 나라에 잡혀서 죽는 것보다는 여기서 당신들에게 죽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좋아서 이렇게 웃는 겁니다. 그런데 한편 생각하니 청춘의 몸으로 죽게 되니 목숨이 아까워서 우는 겁니다.” 했다. 이 말을 들은 도둑들은 나라의 역적을 잡아다가 나라에 바치면 많은 상금을 따리라 생각했다.

그리고는 세 사람을 묶어서 서울로 갔다. 그리고는 역적놈들을 잡아왔다고 나라에 바쳤다. 그렇게 궁에 가게 된 세 사람은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는 아무 산골짜기에 큰 도둑떼가 있다고 말했다. 나라에서는 그 산골짜기를 뒤져 도둑떼를 소탕했고, 세 사람에게 큰 벼슬을 주었다. 이렇게 세 사람의 내기는 말 잘하는 사람의 승리로 돌아갔다.

연관목차

1114/1461
말재주 지금 읽는 중
해학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