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린고비와 달랑곱재기

자린고비와 달랑곱재기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지략(智略)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옛날에 자린고비는 강 이쪽에 살고 달랑곱재기는 강 저쪽에서 살았다. 두 사람은 어디 가나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구두쇠인데, 한번은 자린고비가 추운 겨울 새벽에 등덜미가 오슬오슬해서 잠을 깨보니 문짝에 발라놓은 창호지에 사발만한 구멍이 나 있는 것이었다. 찬바람이 구멍으로 솔솔 들어오니 추워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날이 밝자마자 동네를 샅샅이 뒤져 쓰다버린 종이 조각을 찾았다. 운이 좋게 찢어진 종이조각을 하나 줍긴 했는데 아주 작아서 구멍을 못 막게 생겼다. 그래서 이 궁리 저 궁리 하다가 강 건너 사는 달랑곱재기한테 편지를 써서 보냈다.

“내 긴히 쓸 일이 있어서 그러니 올해 정월 초하루부터 섣달 그믐날까지 일진을 적어서 보내주게” 일 년 삼백예순날의 일진을 다 쓰자면 못해도 반 폭 종이는 들 것이니 달랑곱재기가 답장을 써주면 문구멍을 바르고도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편지를 보내놓고 이제나 저제나 답장이 오기를 기다렸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답장이 오지 않았다. 그만 부아가 치민 자린고비는 “귀한 종이에다 쓴 편지를 받았으면 하다못해 그만한 종이에라도 답장을 보내야지”하면서 달랑곱재기네 집으로 갔다. “아 이 사람아 편지를 받았으면 답장을 보내야 할 것 아닌가” “아 미안하네. 나도 답장을 보내고 싶지만 집에 종이가 없어놔서” “그럼 그 편지라도 돌려주게” “그 편지 말인가. 우리 집에 문구멍 뚫어진 데가 있어서 발라 놨네. 질긴 것이 문구멍 바르기에 아주 안성맞춤이더군” 그러자 그런 경우 없는 일이 어디 있냐고 자린고비는 길길이 뛰었다.

자린고비는 달랑곱재기 문구멍을 발라놓은 편지를 달려들어 떼어내 가지고 나오는데 달랑곱재기가 기겁을 하면서 따라왔다. “여보게, 자네 편지를 자네가 도로 떼 가는 거야 말릴 일이 아니네만, 그 편지에 붙은 밥알은 떼놓고 가게. 그것 붙이느라 밥알이 자그마치 세 알이나 들었다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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