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1

토끼 1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해학(諧謔)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조선
• 신분 : 기타
• 지역 : 기타
• 출처 : 기문총화 (2)
• 내용 :
한 마리의 큰 토끼가 곰 굴에 들어가니 새끼들만 있고 어미 곰은 없었다. 토끼가 새끼 곰들에게, “너의 어미가 있으면 내가 한 번 동침을 해주고 가련마는 애석하다.”고 말하고 나갔다. 어미 곰이 돌아오니 새끼들이 토끼가 음담을 하고 갔다고 원통해하니, 어미 곰이 화가 나 숨어서 토끼가 다시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얼마 후에 토끼가 나타나 어미 곰이 달려들자 토끼는 작은 몸으로 날쌔게 빠져 숲 속으로 들어갔다. 따라오던 곰이 칡넝쿨에 걸려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토끼가 곰 항문 쪽으로 가서 곰의 음부에 자기 물건을 집어넣어 교합했다.

그런 다음 곰에게 “봐라, 내가 네 남편 맞지 않아” 하고 약을 올렸다. 이때 공중에서 솔개가 보고 있다가 달려들어 토끼를 차 가지고 날아갔다. 곰이 토끼에게 어디로 가느냐고 물으니 토끼는, “옥황상제가 약방아를 찧으라고 불러서 솔개가 모셔가는 중이다.”하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솔개는 화를 내고, “너를 먹어 봤자 배도 차지 않으니 차라리 너를 외딴 모래섬에 떨어뜨려 굶어 죽게 하겠다.”고 말하고, 모래섬에 떨어뜨렸다. 며칠 굶은 토끼가 고생하고 있는데 마침 큰 자라가 나타났다. 토끼가 자라에게 “너는 종족도 없는 것이 너풀거리며 노느냐” 하고 약을 올렸다. 이에 자라가 “나의 종족은 바다를 다 덮고도 남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 하며 화를 냈다.

토끼는 “그러면 종족을 불러 바다를 한 번 덮어 실제로 보여 다오.” 하고 말했다. 곧 자라가 바다의 모든 자라를 불러 물위에 떠오르게 하니, 토끼는 자라의 수를 세어 본다면서 하나씩 뛰어 건너며, “한 자라(一者羅), 두 자라…” 하고 세다가 마지막 육지에 뛰어오르면 “건너갈 자라(越去者羅)”하고 소리쳤다. 이렇게 해 뛰어가다가 사람들이 쳐놓은 토끼그물에 걸렸다. 토끼는 옆에 있는 쇠파리를 보고 또 “종족도 없는 것이 뭘 보고 있느냐” 하고 놀리고는 쇠파리에게 종족을 불러와 자기 털마다 한 개씩의 알을 낳아 보라 했다. 그러니까 쇠파리 떼가 몰려와 토끼털에 알을 낳으니, 그 알들이 부화해 모두 구더기로 변해 들끓었다. 이때 토끼그물 친 사람이 와 보고 토끼가 죽은 지 오래되어 벌써 썩었다고 말하고 던져 버리니, 곧 토끼는 뛰어 달아나면서 “달릴 자라(去者羅)”라고 했다. 그 뒤에도 토끼는 기분 좋으면 자라(者羅)타령을 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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