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항복 1

이항복 1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해학(諧謔)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조선
• 신분 : 학자
• 지역 : 기타
• 출처 : 기문총화 (37)
• 내용 :
이항복이 북방으로 귀양 갔을 때 한 교생(校生)이 자주 방문했다. 마침 도사(都事)가 와서 책을 읽히는데, 도사가 ‘雁(기러기 안)’자를 짚으면서 읽으라 하니 교생이 못 읽고 우두커니 있어 도사가 다시 큰소리로 독촉했다. 친구들이 가엾어서 작은 소리로 ‘기러기 안’하고 불러 주었다. 친구가 여러 번 불러 주었지만 교생이 알아듣지 못하기에, 화가 난 친구는 좀 큰 소리로 “정말 ‘노련충(盧連蟲)’이네.”하고 꾸짖었다. 이 말을 들은 교생은 큰소리로 “노련충 안”이라고 했다. ‘노련충’이란 말은 ‘상한(常漢)’ 즉 ‘상놈 자식’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화가 난 도사는 교생을 향교에서 내쳐 군역에 종사하도록 했다. 교생은 이항복을 알현하고, 도사 앞에서 책을 읽던 얘기를 자세히 설명한 다음, 군역에서 벗어나게 도사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사정했다. 이 말을 들은 이항복은, “네가 글을 못 읽어 그렇게 된 것을 내가 어찌 하느냐”라고 꾸짖고 돌려보냈다. 다음날 도사가 이항복을 방문해 문안하고, 변방에서 어떤 반찬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항복은 ‘기사(己沙)’밖에는 고기가 없다고 하니, 도사는 ‘기사’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이항복은 이곳 사투리로 생치(꿩)를 ‘기사’라 한다고 말하고, 또 한 달에 한두 마리의 ‘노련충’을 얻는다고 말했다. 도사가 ‘노련충’이 무엇이냐고 묻기에, 이항복은 거짓으로 꾸며 “이곳 사투리로 기러기를 그렇게 부른다.”하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도사는 한참 후에, ‘기러기 안’자를 ‘노련충 안’이라고 말한 교생을 불합격시켜 군역에 처했으니 잘못 처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곧 이항복은 “도사는 아직 젊어 앞날이 창창한데 원통함을 살 만한 일을 하면 안 되니, 다시 불러 시정해 주라.”고 당부했다. 그래서 도사는 그 교생의 군역을 취소하고 교생으로 복귀시켰다. 그러나 교생은 무슨 연유로 군역이 면해지고 다시 교생에 복귀되었는지를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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