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있는 처자

지혜있는 처자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지략(智略)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어떤 시골에 이씨 성을 가진 홀아비가 살고 있었는데, 그에게는 아주 예쁘고 지혜로운 외동딸이 있었다. 그런데 그 동네에 살고 있는 김 아무개라는 사람이 이 외동딸을 후처로 삼고자 호시탐탐 엿보았다. 딸의 아버지에게 돈도 건네 보고, 주위 사람을 통해서 말도 건네 봤지만 지체 낮은 김 아무개에게 그것도 후처로 딸을 보내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김 아무개는 이렇게 여러 번 거절을 당했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부인을 삼고자 온갖 수단을 다 썼다. 방물장사를 통해 선물도 건내어 봤지만 도무지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 사람은 꾀를 하나 내었다.

방물장사를 시켜서 이 처녀의 농 안에다가 패물을 가만히 넣어두고 자신과 몰래 잠을 잤다고 소문을 내었다. 딸의 아버지는 이 소문을 듣고 혹시나 싶어 딸이 없는 새에 딸의 농을 뒤져 보니 김 아무개가 보냈다는 패물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이것을 본 아버지는 기가 막혀 드러눕고 말았다. 딸이 아무리 그런 일이 없다고 해도 아버지는 믿을 수가 없었다. 딸은 결국 억울함을 풀고자 관가에 신고를 했다. 원님은 이 처녀와 김 아무개를 불러다가 여러 차례 조사를 했지만, 이미 김 아무개가 관아의 관리들을 다 돈으로 매수해 놓았기 때문에 다들 김 아무개의 말이 옳다고 편을 들 뿐이었다.

사정이 이렇게 되니 꼼짝없이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될 판이었다. 그러자 이 처녀는 꾀를 내어 원님에게 조용히 여쭐 말이 있노라고 말하고, 모든 관리들을 물리쳐 달라고 했다. 원님이 청을 들어주어 단 둘이 있게 되었다. “소녀에게 소녀의 말이 옳음을 입증할 방법이 생각났습니다. 김 아무개의 말처럼 제가 저 사내와 함께 잤다면, 제 몸에 무엇이 있는지도 다 알 것이 아닙니까. 소녀의 왼쪽 다리에 큰 흉터가 있는데 그것을 알고 있는지 여쭤봐 주십시오.” 하고 말했다. 그런데 이 원님과 처녀의 말을 듣고 있던 한 관리가 이 대화를 김 아무개에게 가서 알렸다. 원님은 김 아무개를 불러서 “네가 이 처녀하고 분명히 잤다면 그 처녀의 몸에 무엇이 있는지도 다 알겠구나” 하고 물었다. 그러자 이 아무개는 “예, 그럼요. 그 처녀의 왼쪽 다리에는 큰 흉터가 있습니다.” 하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원님은 김 아무개가 이 처녀의 왼쪽 다리에 흉터가 있는 것까지 알고 있으니 분명히 김 아무개의 말이 맞다고 하려 했다. 이 때, 처녀가 왼쪽 다리를 내 보이면서 “어디에 흉터가 있다는 말입니까 이것만 봐도 저 사람이 모든 일을 꾸며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김 아무개의 말을 모두 거짓입니다.” 했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은 모두 깜짝 놀랐는데, 원님 또한 마찬가지였다. 원님은, “그럼, 어찌하여 나에게 왼쪽 다리에 흉터가 있다고 거짓을 고한 것이냐” 처녀는, “저는 김 아무개가 관리들에게 돈을 주고 관에서 하는 일을 다 알고 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소녀가 사또에게 조용히 할 말이 있다고 하면, 분명히 관리 중의 한 명이 말을 엿듣고 김 아무개에게 전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거짓으로 말씀드린 것입니다.” 하고 말했다. 원님은 이 처녀의 말을 듣고 감탄하며, 김 아무개가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관을 기만했다는 죄목으로 벌을 내렸다. 또한 김 아무개와 내통한 관리도 잡아서 엄중한 처벌을 내리고, 예쁘고 얌전한데다 똑똑하기까지 한 이 처녀는 며느리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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