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와 게으름뱅이

호랑이와 게으름뱅이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지략(智略)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김균태 (2278)
• 내용 :
옛날에 게으름뱅이가 살았는데, 아랫목에서 밥을 먹고, 바로 윗목에 누울 정도였다. 하루는 변소에서 일을 보고 있는데 어떤 짐승이 어슬렁거려 냅다 때려잡고, 가죽을 벗겨 널어놓았다. 게으름뱅이의 집을 지나가던 동네사람들은 게으름뱅이가 널어놓은 가죽을 보고는 호랑이를 잡아 가죽을 말린다고 놀라 하였다. 게으름뱅이는 자신이 잡은 짐승이 호랑이인 것을 알고 우쭐해졌다. 그래서 자만심이 생긴 게으름뱅이는 맨손으로 호랑이를 사냥하기로 마음먹고, 사람들에게 호랑이가 많이 사는 곳을 물었다. 사람들에게 호랑이가 많이 산다는 다호산의 위치를 물어 알게 된 게으름뱅이는 담배와 소금, 조리용 작은 칼만 간단하게 챙기고 다호산으로 출발하였다.

다호산 근처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 다호산으로 들어가는 길을 물으니, 그 사람은 다호산에 호랑이를 잡으러 가는 포수는 봤어도, 나오는 포수는 못 봤다고 하며, 총도 들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다호산에 들어가려고 하냐고 하였다. 게으름뱅이가 걱정하지 말라고 하니, 그 사람은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다호산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이렇게 게으름뱅이가 다호산으로 도착하자 여기저기서 호랑이들이 ‘어흥’하고 우는 소리가 들렸다. 게으름뱅이는 산에 호랑이가 이렇게 많은데 자신한테 안 덤비는 것을 보고, 호랑이들이 자기를 무서워하는 줄 할고 우쭐하였다. 그러다 늙은 호랑이가 나타나 게으름뱅이를 통째로 꿀떡 삼켜버렸다. 갑자기 호랑이 뱃속으로 들어간 게으름뱅이는 영문을 모른 채 답답해 하다가 일단 나가자고 생각을 하고 조리용 작은 칼을 꺼내 호랑이의 뱃속 여기저기를 찌르게 되었다.

게으름뱅이를 삼킨 호랑이는 갑자기 배가 아파오자 어쩔 줄 몰라 했는데, 게으름뱅이가 더 심하게 호랑이의 속을 헤쳐 놓자, 그 호랑이는 미쳐버렸다. 그래서 호랑이는 다른 호랑이들한테 덤벼들어 물어 죽여 버렸다. 결국 게으름뱅이를 삼킨 호랑이가 다호산의 호랑이들을 죽였는데, 그렇게 다 죽이고 나자 게으름뱅이가 배를 뚫고 나와 그 호랑이도 죽게 되었다. 게으름뱅이가 겨우 호랑이 뱃속에서 나오니 주위에 호랑이의 시체가 널려있었다. 게으름뱅이는 자신 때문에 호랑이들이 놀라 다 죽은 줄 알고, 호랑이 고기를 씹어 먹으며 호랑이의 가죽을 벗겨 주막으로 내려갔다. 주막 주인은 죽은 줄 알았던 게으름뱅이가 호랑이 가죽을 산더미처럼 가지고 내려오자 놀라며 게으름뱅이를 대접해 주었다.다음날 게으름뱅이가 남은 호랑이의 가죽을 벗기러 산에 올라가니 한 무더기의 호랑이들이 취한 채 쓰러져 있었다. 그 호랑이들은 옆 산에 사는 호랑이인데 다호산의 호랑이들이 없어져 무슨 일인가 싶어 찾아온 호랑이들이었다.

그런데 호랑이들은 없고, 가죽이 벗겨진 고기만 있어 그것을 먹었던 것이다. 자신과 같은 고기를 먹으면 독성이 강해 취해 쓰러지게 되었는데, 옆 산의 호랑이 들은 그래서 그 자리에 쓰러져 있었던 것이다. 게으름뱅이는 쓰러져 있는 호랑이들의 가죽을 다 벗기기 힘이 들어 꾀를 내었다. 그래서 호랑이의 이마에만 칼로 금을 그어 벗겨 놓고, 꼬리 끝을 끈에 묶어 다른 한 쪽을 나무에 매 놓은 것이다. 이렇게 해놓고, 게으름뱅이가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으려니까. 호랑이들이 깨어났다. 깨어난 호랑이들은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게으름뱅이에게 놀라 앞으로 가려고 하니 밤 껍데기가 벗겨지듯 벗겨 놓은 이마에서부터 가죽이 벗겨져 죽게 되었다.이렇게 쉽게 호랑이를 죽이고 호랑이의 가죽을 얻은 게으름뱅이는 부자가 되어 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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