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이

주먹이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용맹(勇猛)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옛날 옛적에 산골에 사는 부부가 늙도록 아이를 못 낳았다. 우리 내외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환갑이 다 되도록 아이 하나를 못 얻었냐고 부처님께 빌어나 보자고 뒷산 절에 가서 밤낮으로 빌었다. 그랬더니 정말로 사내아이 하나를 낳았다. 그런데 이 아이가 날 때부터 주먹만 하더니 나이가 들어도 크지 않고 늘 주먹만 했다. 그래서 ‘주먹이’라고 불렀다. 아버지 어머니는 주먹이가 여간 귀엽지 않아, 쥐면 다칠세라 불면 날아갈세라 고이고이 키웠다. 집에서는 손바닥에 올려놓고 들여다보고, 어디 갈 때면 주머니 속에 넣어가지고 갔다. 하루는 아버지가 강가에 낚시를 하러 갔는데 주먹이는 주머니 속이 갑갑하여 아버지 몰래 살짝 빠져 나왔다. 나와 보니 세상이 참 넓었다. 강물이 바다 같고 풀들이 높은 나무 같고 그래서 이리저리 뛰고 놀다보니 그만 길을 잃어버렸다. “아버지 아버지”하고 불러도 워낙 작아서 아버지 귀에 드릴지도 않고 아버지 있는 쪽으로 간다는 게 자꾸만 다른 쪽으로 가게 되었다.

그때 마침 황소 한 마리가 풀을 뜯고 있다가 주먹이를 먹어버렸다. 주먹이는 황소 뱃속에 들어가 잠을 잤다. 실컷 자고 일어나보니 아까 자던 곳이 아니고 갑자기 사방이 환해지더니 몸이 공중으로 붕 날아서 땅에 뚝 떨어졌다. 쇠똥에 섞여서 밖으로 나온 것이다. 주먹이는 풀밭을 벗어나서 한길로 접어들었는데 소리개 한 마리가 주먹이를 낚아채서 하늘 높이 올라갔다. 주먹이는 소리개한테 채여서 하늘을 훨훨 날아가는 신세가 되었다. 이 때 하필이면 매 한 마리가 나타나 주먹이를 빼앗으려고 난리가 났다. 그 통에 주먹이는 하늘에서 떨어졌는데 다행히 강물로 떨어져 물속으로 들어갔다. 주먹이는 겨우겨우 헤엄을 쳐서 마침 떠내려오는 나뭇잎에 올라탔다. 그러자 물고기 한 마리가 펄쩍 뛰어올라 주먹이를 날름 삼켜버렸다. 이번에는 물고기 뱃속에 들어가 보니 황소 뱃속보다 더 어둡고 답답해서 숨이 막혔다.

아이고 이제는 여기서 죽나 보다 하고 엉엉 울었다. 아버지 주머니 속에 얌전히 있을 걸 후회해 보아도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한참 울고 있는데 이놈의 물고기가 공중으로 붕 올라가더니 아래로 뚝 떨어져서 퍼덕거리는 것이다.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귀를 기울여보니 “어이쿠 크기도 하다. 이렇게 큰 고기는 처음 낚아보는군”하는데 틀림없이 아버지 목소리였다. 얼마나 반가운지 주먹이는 젖 먹은 힘까지 내어서 아버지를 불렀다. 그러니까 아버지가 그 소리를 듣고 조심조심 물고기 뱃속을 갈라보니 거기서 아들이 나오는 것이다. “주머니 속에 있었던 애가 왜 거기 있느냐"물으니 주먹이는 그동안 겪은 일을 다 이야기 했다. “아이고 큰일 날 뻔했구나. 하나밖에 없는 우리 아들을 영영 잃을 뻔 했네” 아버지는 주먹이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둥개둥개 어르면서 좋아했다. 주먹이는 잘 살아서 어저께까지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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