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수 원님

소장수 원님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현자(賢者)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조선
• 신분 : 관료
• 지역 : 기호
• 출처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옛이야기 백 가지 ()
• 내용 :
옛날 충청도 옥천 땅에 참 똑똑한 원님이 하나 있었는데, 고을을 맡은 뒤로 정사를 잘 돌보아서 백성들이 큰 걱정 없이 살았다. 그렇지만 딱 두 가지 골칫거리가 있었는데 하나는 고을 안에 노름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시집 장가 못 간 노처녀 노총각이 많다는 것이었다. 원님은 밤낮으로 궁리하다가 하루는 고을 안에 과년한 아들 딸을 둔 백성을 다 불러모았다. 다 불러모으니 동헌 뜰이 그득했다. “너희들은 어찌하여 과년한 아들딸을 땋은 머리로 늙게 하느냐” 백성들은 한 입으로 말하듯이 “혼인 밑천을 장만키 어려워 그럽니다.” 했다.

“그래, 아들딸 혼인시키는 데 밑천이 얼마나 들꼬” “소 한 마리 값이면 너끈합니다.” “알았으니 물러가라.” 그래놓고 사령들을 불러 “지체없이 흩어져 노름하는 사람들을 잡아오되 쥐도 새도 모르게 하고 가만가만 다니면서 아주 씨를 남기지 말고 다 잡아오라”하고 엄명을 내렸다. 사령들이 몇날 며칠 동안 골골을 다니면서 노름하는 사람들을 잡아다 놓으니 동헌 뜰이 그득했다. “너희들은 세상에 좋은 일 다 놔두고 하필이면 노름을 하느냐 내 이번만은 용서해 줄 터이니 두 번 다시 노름일랑 하지 마라.” 하고 타이르니 모두 “이제부터는 노름을 안 하겠습니다.”했다. “그래, 만약에 또 노름을 하면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좋겠느냐” “여부가 있겠습니까” “사람이 아니라면 뭐냐” 그러니 한 노름꾼이 대답하기를 “다시 노름을 하면 개입니다.” 그것 가지고는 안된다고 하자 그럼 돼지라고 하고, 그것도 안된다고 하자 쥐새끼라 하고, 또 안된다고 하자 고양이 새끼라고 하고, 안된다고 하자 소새끼라고 하자 마침내 원님이 좋다고 했다.

노름꾼들은 “다시 또 노름을 하면 나는 소요.”하고 쓴 다음 도장을 찍고 풀려났다. 한 달포쯤 있다가 원님은 또 사령들을 불러 남의 눈에 안 띄게 노름하는 사람들을 죄다 잡아오라고 했다. 이번에도 동헌 뜰이 그득하게 잡혀왔다. “이 중에서 다시 노름하면 소라고 맹세한 사람은 이제 사람이 아니라 소이니, 다 고삐를 매서 옥에 가두어라. 그리고 온 고을에 알려 내일은 동헌에서 소를 많이 팔 터이니 소장수들은 다 모이라고 일러라.” 이게 소문이 나니까 이튿날에는 소장수고 아니고 간에 온 고을 사람들이 구경하러 왁자하게 모였다. 옥에 갇혔던 사람들을 뜰에 죽 세워놓고 “자, 여기 소가 많으니 살 사람은 사 가거라.”하니 구경하러 온 사람들 중에는 노름꾼 아들도 있고, 마누도 있고, 동생도 있고, 형도 있어서 너도나도 나와서 “이 소는 제가 사 갑니다.”하면서 소값을 내놓고 데리고 가니 일이 잘 되었다. 그 돈을 노처녀 노총각들 다 나눠줘서 혼인 밑천하게 하니 온 고을에 돈이 없어 시집 장가 못 가는 사람은 없게 되었다. 또 노름꾼도 많이 줄어들었다.

연관목차

1001/1461
소장수 원님 지금 읽는 중
용맹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