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녕-어린 원님, 유공엽

고창녕-어린 원님, 유공엽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현자(賢者)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조선
• 신분 : 관료
• 지역 : 영남
• 출처 : 한국구비문학대계 (414)
• 내용 :
고창녕이 어린 나이로 창녕 고을에 부임하자, 마을 사람들은 어린 아이가 고을 원님으로 온 것에 많은 불평을 했고, 심지어는 “그까짓 거 내 소매 속에 넣고도 지내겠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부임한 지 삼일 째 되는 날 세수를 하는데 대야에 구멍 뚫린 버드나무 잎사귀가 하나 떨어지는 것을 보고, 지난 밤 꿈에 ‘유공일’이란 자가 편지한 것이 기억났다. 그래서 육방관속을 모아놓고 잎사귀를 보이며 이 나무가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 그날 저녁 고창녕이 사령에게 그리로 안내하게 하였는데, 사령은 걱정이 되어 몰래 숨어 어린 사또를 바라보고 있었다.

고창녕이 그 고목나무가 안에 한 처녀가 목에 칼을 맞아 죽어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 시체를 향해 “내가 너의 원수를 갚아주겠노라.”고 말했다. 그러니 시체에서 구슬픈 울음소리가 나더니 고창녕을 향해 사연을 말하는데, 어느 중이 밭에서 무명을 따고 있는 처녀를 범하려다가 거부하자 처녀를 죽이고 그 곳에 숨겼기 때문에 원혼이 되어 구천을 떠돌게 되었으니 뒤따라 오면 그 중을 알려주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고창녕은 처녀의 원혼이 알려 준 중에게, 내일 만반진수(滿盤珍羞)를 차리고 불공을 드리겠으니 와 달라고 했다. 그날 공무 보지 않고 잠만 자니 관리들은 모두 불만이었는데, 밤이 되자 고창녕은 사령을 불러 적당한 장소에 군졸 삼십여 명을 매복시키고 중과 함께 버드나무 안으로 들어갔다.

중이 처녀의 시체를 보고 태연하게 합장을 하고 염을 하는데 고창녕이 신호를 하자 매복해 있던 군졸들이 들이닥쳐 중을 묶어 관아로 끌고 갔다. 육방관속은 사령에게 이 얘기를 듣고 어린 사또의 대담함에 벌벌 떨었으며, 고창녕은 그 중을 잡아서 사형시켜 처녀의 원혼을 달래주었다. 고창녕이 임금 곁에서 임금의 수라와 변을 보는 횟수 등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벼슬을 할 때, 너무 곧은 성격과 어린 나이 때문에 왠지 모를 미움을 샀다. 하루는 임금이 강놀이를 가는데 고창녕을 빼고 다른 신하들과 함께 가기로 하고는 배를 몇 척 마련하게 하였다. 고창녕이 다음날 아침 조복을 입고 대궐에 나가니 아무도 없어 임금이 자신을 애먹이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한강으로 가니 이미 다른 일행은 가고 없고 통배만 한 척 남아 있었다. 거의 다 건너 왔을 적에 임금이 사람을 시켜 배를 뒤집었다.

고창녕은 ‘임금이 나를 애먹이려 하는구나.’ 생각했지만 신하된 도리를 하기 위해 헤엄쳐 그 물을 건너갔다. 임금 앞에 국궁(鞠躬)하자 임금은 골려줄 마음으로, 어찌하여 조복이 다 젖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고창녕은 만리 소상강에 가서 굴원(전국시대의 정치가이자 시인이었던 굴평)을 만났는데, 굴원이 하는 말이 ‘나는 맑지 못한 임금을 만나서 이 물에 왔거니와, 그대는 어이하여 맑고 맑은 성군 아래 있으면서 여기에 왔느냐’고 하여 그에게 호통을 치다가 물에 빠졌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임금은 “과연 충신이로다.”하며 더 이상 고창녕을 놀리지 않았다.

한 번은 고창녕을 보고, 수숫대만한 아이이니, 자기 소매에 넣겠다고 얕보는 사람이 있어서, 고창녕은 그 사람을 불러 수숫대를 하나 가져오게 하고는, “이것을 분지르지 말고 소매 새에 넣어 보라.”고 시켰다. 그 사람이 해보다가 못하겠다고 하자 고창녕은 “이놈! 일 년도 안 된 수숫대도 못 넣는 놈이 어찌 십 오년이나 큰 나를 넣겠느냐!”라고 호통을 치고는 볼기를 쳤다.

연관목차

978/1461
용맹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