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승의 딸

박정승의 딸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현자(賢者)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관료
• 지역 : 기호
• 출처 : 김균태 (1228)
• 내용 :
전라도와 충청도 사이에 한 선비가 살았다. 이 선비가 과거를 보러 서울에 가게 되었다. 수원에 이르러 성 안에 들어갔는데 길가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선비가 가까이 가 보니 눈먼 점쟁이가 점을 치고 앉아있었는데 그 실력이 매우 뛰어났다. 선비가 복채를 쥐어주며 이번 과거에 붙을 수 있는지를 점쳐 달라 했다. 점쟁이는 과거에 붙게 될 것이지만 죽을 고비가 눈앞에 있다며 누런 종이에 흰 백(百)자 세 개를 적어주었다. 선비는 이 종이를 품고 서울로 가게 되었다. 한편 서울에 박정승이 살고 있었는데 과년한 딸이 있어 시집을 보내려고 사윗감을 보고 있었다.

마침 청혼이 들어와 궁합을 보니 딸이 상부(喪夫)할 팔자였다. 점쟁이에게 면할 방법을 묻자 점쟁이가 이르기를 오늘 밤 묵을 곳을 찾아다니는 과객을 데려다가 딸과 대례를 치르고 새벽에 죽여 없애면 팔자를 면하게 된다고 하였다. 이때 선비가 서울에 당도하여 머물 곳을 찾다가 박정승 댁에 머물게 되었는데, 박정승이 그 선비로 하여금 딸과 대례를 치르게 하였다. 선비가 박정승의 딸을 보니 미모가 뛰어난지라 부부의 연을 맺고자 하여 첫날밤을 지내게 되었다. 이때 신부가 선비에게 금덩이를 하나 주며 이것을 품에 지니고 있어야 살 수 있다고 하였다.

선비가 금덩이를 품에 넣고 잠이 들었는데 새벽에 박정승 댁 하인들이 들이닥쳐 선비를 상자에 넣고 한강물에 던져 죽이려 하였다. 선비는 금덩이를 주겠다며 하인들을 설득해 목숨을 건지고 멀리 도망가 글공부를 하게 되었다. 그 후 선비는 다시 서울로 올라와 과거에 급제하게 되었다. 이때 심사관인 이정승이 선비가 지은 글을 보고 재주를 높이 사 사위로 삼고자 하였다. 이리하여 혼례를 치르게 되었는데, 이정승의 딸은 그 집 청지기와 이미 눈이 맞아 있었다. 혼례를 치른 날 밤에 청지기와 멀리 도망가기로 약조하였는데, 첫날 밤 선비의 인품과 외모를 보니 청지기보다 훨씬 뛰어난지라 도망갈 마음을 버리게 되었다.

밖에서 이정승의 딸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던 청지기는 딸의 마음이 변한 것을 알고 칼을 품고 들어가 딸을 죽이려 하였다. 때릴 기다리던 청지기는 선비가 측간에 간 사이에 방으로 들어가 신부를 칼로 찔러 죽이고 도망쳤다. 잠시 후 방으로 돌아온 선비는 딸이 죽은 것을 보고 놀라 가슴에 꽂혀 있는 칼을 빼어들고 비명을 질렀다. 사람들이 몰려와 보니 선비가 신부를 죽인 것처럼 보였고, 이에 선비는 옥에 갇혀 죽을 곤경에 처했다. 선비가 예전에 점쟁이가 한 말을 생각해 내고 그 종이를 꺼내보니 흰 백자가 세 개 쓰여 있는데 그 뜻을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박정승이 선비의 사정을 듣고 옥으로 찾아와 그 종이를 보았으나 그 또한 뜻을 알지 못했다. 이때 박정승의 딸이 부친의 근심을 보고 사정을 물으니 박정승이 모든 이야기를 해주었다.

박정승의 딸이 누런 종이에 흰 백자가 셋이면 ‘황백삼’이라고 그 뜻을 말하였는데, 이정승 댁 청지기의 이름이 황백삼인지라 그가 이정승의 딸을 죽인 범인임이 밝혀지게 되었다. 황백삼은 박정승의 딸이 자신이 범인임을 알아차린 것을 알고 죽이기로 결심하고 그날 밤 박정승 댁에 몰래 들어왔는데, 이를 미리 예견한 박정승이 하인들을 시켜 그를 잡게 하였다. 결국 황백삼은 죽임을 당하고 선비는 박정승의 사위가 되어 행복하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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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맹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