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제공

채제공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현자(賢者)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조선
• 신분 : 관료
• 지역 : 기타
• 출처 : 한국구비문학대계 (110)
• 내용 :
번암 채제공의 아버지는 말단 군수였으나 그 아들을 재상가 자제들과 함께 공부하도록 하였다. 채번암의 글재주가 뛰어나니 여러 재상가 자제들의 시기와 미움을 받게 되었다. 채번암이 정(精) 자를 운으로 하여 시 한 수를 지으니, “추풍고백(秋風古栢)에 응생자(鷹生子)요, 설월공산(雪月空山)에 호양정(虎養精)이라” 하였다. 한 재상가의 자제가 이 시구를 기억했다가 그 부친에게 들려주며, 채번암의 재주와 재상가의 자제들이 채번암을 시기한다고 말하였다. 그 재상이 말하기를 매는 본래 봄에 새끼를 치니 가을에 난 매의 새끼는 제대로 매의 구실을 못하는 법이라, 너희들을 가리켜 가을에 친 매의 새끼라 한 것이요, 설월공산에 호양정은 자기 스스로를 말한 것이니, 범은 겨울에 용맹을 떨친다 하니 다시는 채번암을 업신여기지 말 것을 당부하였다.

채번암이 겨울에 과거를 보려는데 노자와 문구가 없어 한 대감을 찾아가니 붓과 먹, 명주를 내어주었다. 채번암이 직접 들고 가야 하느냐고 따져 물으니 대감이 하인을 시켜 그것들을 나르게 했다. 하직 인사를 하고 신을 신으려는데 누더기 개잘량이 떨어졌다. 보통 사람이면 부끄러워했을 것을 부끄러운 기색 하나 없이 하인더러 이것 좀 찔러라 하니 그 기상이 범상치 않았다. 채번암은 과거에 급제하여 내직에 있다가 사도세자 사건과 연루되어 벼슬을 버렸다. 그리고 정조(正祖) 때에 이르러 다시 등용되었는데 정조는 채번암과 자주 글솜씨를 겨루었다. 한번은 정조가 비파금슬(琵琶琴瑟) 팔대왕(八大王)이라 하니 채번암이 이매망량(魅) 사대귀(四大鬼)라 하였다.

정조가 채번암 이기기를 고심하더니 북현무,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 전후좌우지신(前後左右之神)이라 하니 채번암이 동방삭, 서문표, 북궁유, 남궁괄, 동서남북지인이라 하였다. 정조가 또 고심 끝에 주선왕(周宣王), 제선왕(齊宣王), 문선왕(文宣王)은 일즉군(一卽君), 일즉신(一卽臣), 일즉비군비신(一卽非君非臣)이라 하니 채번암이 추맹자, 오맹자, 사인맹자는 일즉남, 일즉녀, 일즉비남비녀라 하여 결국 정조가 채번암의 뛰어난 글재주를 이겨보지 못하였다. 채번암이 죽은 후 정조가 별과 시험 문제로 화도화(花桃花)를 내려고 하였다. 이때 한 선비가 과거를 보러 왔다가 날이 저물어 묵을 곳을 찾았는데 한 곳에 이르니 한 노인이 맞아주어 저녁상을 받았다.

그리고 그 노인이 시험문제를 일러주어 화도화란 곧 목화(木花)임을 알려주었다. 이튿날 선비가 눈을 떠보니 집은 오간데 없고 한 무덤만 있었다. 선비가 장원급제하여 정조를 뵈니 정조가 그 도량이 넓음을 칭찬하였다. 선비는 정조께 노인을 만난 이야기를 낱낱이 고하였는데 그 무덤은 채번암의 무덤이었다. 이야기를 들은 정조는 채번암은 죽어서도 나와 글재주를 겨루는구나 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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