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허준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현자(賢者)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조선
• 신분 : 학자
• 지역 : 기타
• 출처 : 동야휘집 (권4)
• 내용 :
허준이 젊었을 때에 구리개(銅峴)에서 약방을 운영하고 있었다. 하루는 한 선비가 약방에 와서 아무 말 없이 구석에 앉아 있기에 물으니 누구를 여기서 만나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이 선비는 밥때가 되면 나가서 사먹고 들어오는데, 여러 날이 지나도 만나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때 한 사람이, 아내가 출산에 임박하여 졸도를 했으니 약을 지어 달라고 왔다. 허준이 말하기를, “진찰하여 처방이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거절하니까 그 사람은 급히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악을 지어 달라고 애원하는 것이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선비가 문득 “곽향정기산(藿香正氣散)세 첩이면 된다.” 고 했다. 허준이, 그 약은 가슴이나 속이 답답한 것을 내려가게 하는 악인데, 어찌 임산부에게 쓰느냐고 했다.

그러나 약 지으러 온 사람이 그것이라도 지어 달라고 하여 할 수 없이 지어 주었다. 저녁때에 또 한 사람이 나타나서, 이웃의 임산부가 조금 전 여기에서 지어간 약을 먹고 병이 나았으니, 세 살 아들의 두창 약을 좀 지어 달라고 졸랐다. 옆에 있던 선비가 역시 곽향정기산 세 첩이라고 말했다. 허준의 생각에 어린아이에게는 전혀 맞지 않는 약이지만, 성화에 못 이겨 지어 주었다. 이후로 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몰러와 약을 지어 달라고 하는데, 한결 같이 곽향정기산을 지어 주니 병이 나았다. 그래서 허준은 그 선비가 이인(異人)임을 알고 공경의 예를 표한 다음에, 대화를 하면서 많은 의약 지식을 얻었다. 하루는 선비가 약방의 나무 상자 위에 앉아 있는데, 한 재상의 아들이 허준에게 와서 부친의 병환이 낫지 않으니 새로운 약을 연구해 봐 달라고 했다.

그때 상자 위에 앉은 선비에 관한 이야기를 했더니, 재상 아들이 그 선비에게 부친 병에 대한 약을 물었다. 선비는 또 태연하게 곽향정기산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그래서 곽향정기산을 지어 가서, 부친에게 이상한 선비의 이야기를 하고는, 부친에게 맞는 약이 아니라고 하여 달이지 않고 던져두고, 다른 인삼 든 약을 달여 올리는 것이었다. 재상이 아들 말을 듣고 무엇인가 이상한 점이 있어서 밤중에 아들 몰래 종을 시켜 그 약을 달여 오라 하여 세 번 나누어 마셨더니, 곧 아침에 병이 완쾌되었다. 곧 재상이 아들을 시켜서 그 선비를 모셔 오라고 했더니, 그 선비가 불쾌한 표정을 짓고 어디론가 떠나가 버렸다. 뒤에 임금이 병이 나서 재상이 이 선비 이야기를 하고 곽향정기산을 달여 드렸더니 임금의 병도 또 나았다. 그래서 전국에 수배하여 이 선비를 찾았으나 찾지 못했고, 허준은 곧 선조의 어의(御醫)가 되었으며, 허준의 의술은 매우 뛰어나서 뒤에 동의보감(東醫寶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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