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원님 2

어린 원님 2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현자(賢者)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조선
• 신분 : 관료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옛날 어느 작은 고을에 어린 원님이 있었다. 아홉 살 나이에 과거에서 장원급제해 원님이 됐으니 참 똑똑한 아이였는데, 마을 사람들과 특히 이방은 원님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내심 속으론 못마땅해 하며 무시했다. “겨우 저런 쥐방울만한 꼬맹이에게 나리라고 해야 한다니, 저런 꼬맹이가 원님 노릇이나 제대로 하겠어’’ 평소에 어린 원님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이방은 어린원님을 골탕 먹이기 위한 잔꾀를 냈다. 평소에 가깝게 지내던 중을 불러서는, “지금 쓰고 다니는 굴갓 숨겨버리고, 원님에게 찾아가 굴갓을 잃어 버렸으니 찾아 달라고 하시오. 제 아무리 똑똑한 아이라도 없는 굴갓을 찾아내지는 못할게야.’’ “네. 이방나리,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중은 이방이 시키는 대로 원님을 찾아갔다.

“원님, 제가 쓰고 다니던 굴갓이 회오리바람에 날아 가버렸습니다. 현명하신 원님이 제 굴갓을 좀 찾아주십시오.’’ 어린 원님은 속으로 ‘이 중이 나를 우습게 보는구나. 자네가 이방과 가깝게 지낸다는 것을 내가 모를 줄 알고 어디 두고보자.’ “여봐라, 강에 가서 사공을 둘만 데려오도록 하여라.” 사람들은 굴갓을 잃어버렸다는데 난데없이 원님이 사공을 찾자 어리둥절해하면서도 원님의 명대로 사령들은 사공들을 데리고 왔다. “사공은 들으시오. 만약 배가 남쪽으로 가야 하는데 마파람이 불면 어떻게 하오" "그야 된바람이 불라고 빌지요." "만약 배가 북쪽으로 가야 하는데 된바람이 불면" "그 때는 도로 마파람이 불라고 빌지요." 잠시 후 원님은 이렇게 판결을 내렸다.

"이제 보니 회오리바람이 분 것은 모두 사공들 때문이군. 바람이 한 쪽으로 불고 싶어도 사공이 자꾸 이쪽으로 불어라, 저쪽으로 불어라 하고 비니까 갈피를 못 잡고 회오리바람이 부는 것 아니겠소 회오리바람이 안 불었으면 굴갓을 잃어버리지도 않았을 터이니, 사공들이 스님의 굴갓을 새로 만들어 주시오." 회오리바람에 날아간 중의 굴갓을 애궂은 사공더러 물어내라고 하니 사공들은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원님이 덧붙여 말하기를, "굴갓이 다시는 바람에 날려 가지 않도록 좀 크고 묵직하게 만들어야겠소. 그러니 종이로 만들지 말고 돌로 만들어 오도록 하여라.” 원님의 분부대로 사공들은 돌과 쇠줄로 갓을 만들어 왔다. 사공이 갓을 만들어 오자 원님은 중에게 굴갓을 씌우라고 했다. 사령들이 달려들어 무거운 굴갓을 씌우려 하니 중은 겁이 나서 이방이 시킨 일이라고 모두 자백을 했다.

모든 사실이 밝혀지자 이방은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졌지만, 잘못을 뉘우치는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 이방을 보고 어린원님은 이방에게 수숫대를 뽑아오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그 수숫대를 소매에 모두 넣되, 단 수숫대를 절대로 꺾거나 부러뜨리면 안된다고했다. 이방은 수숫대를 소매에 집어 넣으려고 낑낑 거렸지만 수숫대가 길어서 꺾지 않고서는 도저히 그냥 넣을 수는 없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어린원님이 웃으면 다시 물었다. "그 수숫대가 몇 년이나 자란 것인가요" "일 년 자란 것이지요." "그래, 기껏 일 년 자란 수숫대도 소매 속에 넣지 못하면서 아홉 해나 자란 나를 손안에 넣으려고 한단 말이오" 그제서야 이방은 몸둘바를 몰라 하며 원님에게 지난 잘못을 싹싹 빌었다. 그 뒤로 이방과 마을사람들은 지혜로운 원님을 잘 따르며 행복하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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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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