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아들

백정아들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처세(處世)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관료
• 지역 : 기타
• 출처 : 이복규 (245)
• 내용 :
옛날 어느 칼잡이가 훌륭한 자식을 두어 큰돈을 주고 서당에 보내게 되었다. 서당에 들어간 칼잡이의 아들은 매일 일등을 하였지만 양반이 아닌 이유로 구박만 받았다. 그렇게 공부를 하고 모두 과거를 보러 올라가는데 거기서도 양반들이 그 아이만 유독 괴롭혔다. 하루는 길을 가다가 예쁜 처녀가 물을 길어 가는데 다른 아이들이 칼잡이 아들에게 가서 입을 맞추고 오라고 시켰다. 칼잡이의 아들은 놀래서 우두커니 서있는데, 처녀가 보기에 맘에 드는데 말을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먼저 말을 걸었다. 아들은 친구들이 나를 괜히 학대해 당신과 입을 맞추라고 하니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처녀는 입을 맞추자고 대번 허락해 입을 맞추고는, 자신을 버리지 말고 자기에게 장가를 들라고 했다. 그러고 나서 또 길을 가다가 이번엔 정승의 집을 지나는데 아이들이 그 집의 배나무에 올라가서 배를 따서 같이 먹자고 했다. 그래서 나무에 올라가 배를 따주니 자기들끼리만 먹고 칼잡이의 아들은 잡히게 놔둔 채 도망가 버렸다. 그때 마침 정승이 배나무로 청룡이 올라가다가 놀래 떨어지는 것을 받는 꿈을 꿨다. 꿈이 하도 이상해서 배나무를 보니 아이가 잠이 들어 있다가 대감을 보고는 놀래서 떨어지고 말았다. 정승이 그 아이를 받았는데 꿈과 똑같은데다가 아이가 참 잘생겨서 방으로 데려와 자초지종을 들었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은 대감은 자기 집 아이들과 글짓기 대결을 시켰는데 그 아이의 솜씨가 훨씬 뛰어났다. 정승은 욕심을 내어 그 아들을 사윗감으로 들이기로 결심하고 일단 과거를 보도록 하였다. 아이는 과거시험에 응시해 혼자만 급제를 하여 정승에 집에 돌아와 혼례를 치렀다. 이때 아이는 아버지가 상놈인 것은 비밀로 하고, 이 사실이 탄로 날까봐 아버지를 벙어리라고 정승에게 속이고 혼인을 하였다. 그런데 그만 아버지가 자신이 상놈인 것을 정승에게 들켜버린 것이다. 정승은 임금에게 상놈이 속였다고 상소를 하여 임금이 그 아이를 잡아 죽이라고 명하였다.

그러자 아이는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죽기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칼을 빼 들어 임금을 죽이려고 하였다. 임금은 어쩔 수 없이 아이의 죄를 용서하여 목숨을 살려주었다. 이렇게 목숨을 구하게 된 아이는 입을 맞춘 그 처녀도 잊지 않고 데려와 후실로 삼고 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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