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해몽

어떤 해몽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처세(處世)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조선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호
• 출처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옛이야기 백 가지 ()
• 내용 :
옛날에 꿈풀이를 아주 잘 하는 사람이 살았다. 또 그 옆집에는 노총각이 한 사람 살았는데 노총각은 고집이 세고 남의 말을 잘 안 들었다. 남들이 모두 옆집 점쟁이를 용하다 해도 “쳇, 꿈풀이라는 건 다 엉터리고 거짓부렁이야. 그걸 믿는 사람이 바보지.”하고 믿으려 하지 않았다. 어느 날 밤 총각이 꿈을 꿨는데 딴 일은 없고 그저 밤새 엉엉 우는 꿈이었다. 깨고 보니 꿈이 참 이상하고 찜찜해서 이번 기회에 옆집 점쟁이 영감을 시험해보고 틀리면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면서 망신이나 주려고 마음 먹었다. 옆집에 가니 “자네가 무슨 일로 우리 집에를 다 왔는가” 하고 물으니 간밤에 밤새도록 울기만 한 꿈이야기를 했다. 점쟁이 노인이 “그럼 공짜로 먹을 것이 생기겠군”하니 노총각은 속으로 ‘먹을 것이 다 뭐야. 이 흉년에. 다 거짓부렁이지’하면서 그 집을 나왔다. 그런데 참 신통하게도 그날 낮에 먼데 사는 친구가 닭을 잡고 술을 받아 가지고 찾아왔다. 그래서 공짜로 잘 얻어 먹었다.

해몽이 딱 맞아떨어졌는데도 ‘쳇,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 거겠지. 제가 앞일을 어찌 알아’하고 말았다. 며칠 뒤에 이 총각이 또 꿈을 꿨는데, 이번에도 그냥 밤새 엉엉 울다가 깨어났다. 똑같은 꿈을 두 번 꾸고 나니 아무래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또 점쟁이를 찾아갔다. 또 밤새 우는 꿈을 꾸었다고 하자 “그럼 새 옷 한 벌 얻어 입겠군”하는 것이다. 총각은 이번에도 믿지를 않았는데 그날 낮에 먼데 사는 조카가 새 옷을 한 벌 지어가지고 왔다. 올해 무명 농사가 잘 되어서 친척들 옷을 한 벌씩 지었다고 가져온 것이다. 며칠 뒤에 총각이 또 밤새 엉엉 우는 꿈을 꿨다. 이번에는 점쟁이가 뭐라고 할까 궁금해서 찾아갔다. “오늘은 조심해야겠군. 두들겨 맞을 꿈일세.” 총각이 이번에도 믿지를 않았는데 그날 낮에 들에 갔다가 동구 밖 느티나무 아래 동네 사람 장기 두는 데서 잠깐 쉬었다. 쉬면서 장기 두는 걸 훈수를 했는데 장기에 진 사람이 화가 나서 장기판을 들어엎고 싸움을 걸어서 흠씬 두들겨 맞았다.

이쯤 되니 총각도 해몽을 안 믿을 수가 없었다. 하도 신통해서 그 이튿날 옆집 점쟁이를 찾아가 물었다. “영감님은 무슨 재주로 꿈을 그렇게 잘 푸십니까”하니 “해몽이라고 별 것은 아니라네. 세상 사는 이치와 같은 게지. 밤새 엉엉 우는 건 어린아이밖에 더 있나 어린아이가 울면 배가 고파 우나 보다 하고 먹을 것을 주지. 먹을 것을 줬는데도 울면 옷이 젖어서 그러나 보다 하고 새옷을 갈아입혀 주지 않나 그런데도 또 울면 괘씸하다고 엉덩이 한 차례 얻어맞기 십상이지. 그래서 그렇게 푼 거라네.”하더란다.

연관목차

916/1461
어떤 해몽 지금 읽는 중
현자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