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형제

의형제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처세(處世)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관료
• 지역 : 호남
• 출처 : 김균태 (1, 168)
• 내용 :
옛날 전라도 하남의 한 동네에 김가, 이가, 박가 세 천석꾼이 있었는데, 이들은 날마다 돌아가며 서로의 집에 찾아가 먹고 즐기기를 삼년을 하다가, 하루는 재산이 많으나 부모님의 은덕이요, 스스로 이룬 것이 없음을 얘기하다가 과거를 보기로 하였다. 세 친구가 한양을 찾아가 팥죽 장수에게 벼슬을 하는 방법을 묻자, 팥죽 장수가 이 대감 집을 찾아가라고 하였다. 세 친구가 이 대감을 찾아가 벼슬을 하려고 찾아왔음을 말씀드리니, 대감이 반갑게 맞으면서, 과거에 급제 하려면 쓸 돈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3년 동안을 이 대감에게 돈을 주다 보니 고향에 있는 재산을 모두 털어먹고 집만 남게 되었다. 결국 세 친구는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이 대감은 하인을 시켜 세 친구를 뒤따라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아보게 했다. 한편 남대문을 나선 세 친구는 이 대감을 욕하였는데, 박가는 이 대감 앞정강이를 도끼로 끊어놓고 갔으면 좋겠다고 했고, 김가는 대감 소첩의 앞정강이를 끊어놓고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이가는 대감 먹는 밥이나 실컷 얻어먹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이 대감이 하인을 시켜 세 친구를 다시 불러오라 하고 박가를 불러 도끼를 쥐어주며 자신의 정강이를 치라 하였다. 박가가 곤경에 처해 눈을 질끈 감고 내리치니 이 대감이 발을 살짝 피하고는 박가를 다른 방에 머물게 했다.

이어 김가를 부르고 소첩을 부르더니 김가에게 도끼를 주어 소첩의 정강이를 치라 했다. 김가 또한 죽을 처지에 놓여 눈을 질끈 감고 내리치니 소첩 또한 발을 피했다. 이 대감이 김가를 또 다른 방에 머물게 했다. 이어 이가를 불러서 진수성찬을 대접하고는 가서 볼 일을 보라며 보내주었다. 그리고 이 대감은 김가와 박가의 담력을 보고는 각각 증산감사와 평양 감사를 시켜주었는데, 이가는 아무 것도 못하고 한양에서 3년을 머물며 거지대장이 되었다. 이가가 하루는 남대문 밖에 나갔다가 이 대감 아들이 장가가는 것을 보고 그 행렬에 하인복색을 구해 입고 끼어들었다.

이가가 혼인집에 가서 음식과 술을 잔뜩 먹어 술이 취해 잠이 들었는데 한밤중에 목이 말라 물을 찾으러 돌아다니다가 한 중이 담을 넘는 것을 보고는 수상히 여겨 뒤를 밟게 되었다. 그 중은 담을 넘더니 쪽배를 타고 연못 가운데 있는 초당으로 갔는데 이가가 이를 보고 배를 끌어다 타고 중을 따라 초당으로 갔다. 초당에 신방이 차려져 있어 열 살 먹은 신랑과 열아홉 먹은 신부가 같이 있는데 그 중이 문을 열고 들어가니 신부가 웃으며 맞는 것이었다. 중과 신부는 어린 신랑에게 술과 고기를 먹이고 칼로 죽이려 하였다. 이를 보고 이가가 급히 문을 열고 들어가니 중이 이가를 보고 천문을 살피더니 별것 아닌 놈이라 하며 비웃었다.

이때 이가가 달려들어 중놈의 다리를 차 넘어뜨리고 칼을 빼앗아 중과 신부를 모두 죽이고 나오려 했다. 그런데 어린 신랑이 혼자 두고 가지 말라며 이가의 옷자락을 잡고 늘어지는 통에 옷자락이 찢어져 신랑의 손에 남게 되었다. 이가는 그 길로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업으로 삼아 살게 되었다. 하루는 이가가 밭을 갈고 있는데 말 탄 사람이 오며 서울 이 대감 댁에 가서 말만 잘하면 천냥을 주니 밭 갈지 말고 가보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듣고 이가가 이 대감 집에 가서 옛날에 이 대감 집에 머문 일과 혼인 행렬을 쫓아가 중놈과 신부를 죽인 일을 모두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이 대감이 이가의 손을 잡고 의형제를 맺자고 하며 어머니를 모시고 나왔는데, 어머니는 광목으로 단속곳을 해 입고 있었다. 이 대감은 이가를 시켜 어머니의 가랑이 사이로 나오라고 하였는데, 이로부터 의형제를 맺는 법도가 생기게 되었다. 이 대감은 이가와 의형제를 맺고 벼슬을 주어 평생 편안히 살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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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