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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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해학(諧謔)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조선
• 신분 : 관료
• 지역 : 기타
• 출처 : 김선풍 (242)
• 내용 :
백사 이항복은 해학을 잘하여 소문이 났다. 선조 경자년에 선조가 이항복을 호남지방으로 보내면서 반역의 정상(情狀)이 있는지 기찰(譏察)하라고 하였다. 이에 백사가 계(啓)를 올려, “역적은 조수(鳥獸), 어별(魚鼈)처럼 곳곳에서 생산되는 물건이 아닌지라 기찰하기 어렵습니다.”하니 사람들이 모두 기담(奇談)이라 하였다. 또 국법에 관직을 삭탈당한 자는, 비록 대신이라 할지라도 급제(及第)라고 호칭하였다. 한음 이덕형이 영의정으로 있다가 삭직되어 급제라고 칭해지고, 백사도 좌의정으로 있다가 역적을 도왔다는 혐의를 받아 삭직 될 처지에 놓였는데, “나의 동문이 이미 급제하였는데 나는 언제 장원급제하려나.”하고 농담을 했다고 한다.

또 어떤 백성이 호역(戶役) 때문에 못 살겠다고 하자, 이때 마침 백사가 호역(護逆)했다는 탄핵을 받고 있다가 이 소리를 듣고는, “나도 호역 때문에 죽을 지경이네!”하고 동음(同音)을 이용해 해학을 했다고 한다. 하루는 백사가 대신들과 입계(入啓 : 대궐에 들어가서 임금에게 직접 아뢰거나 계장을 올리는 것) 때문에 논의를 하고 있었다. 백사가 생각을 짜내어 논의를 이끌어 가고 있을 때 마침 어린 계집종이 들어와, 말먹일 콩이 이미 다 떨어졌는데 무엇으로 먹이를 주느냐고 아뢰는 것이었다. 백사는 “말 먹일 콩을 계속 쓰는 일도 대신과 의논하여야 하느냐”고 하여 모여 있는 대신들을 배를 잡고 웃게 했다. 계축옥사가 있을 때 역적으로 몰린 어떤 사람이 자산의 이춘복(李春福)이라는 사람을 밀고하였다. 그러자 의금부도사가 자산 지역을 뒤져보았는데 이춘복은 없고 이원복(李元福)이라는 사람만 있었다.

그래서 일단 이원복을 잡아 신문하려고 하였는데 백사가 보니 아무래도 괜한 사람을 잡아 고초를 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백사가, “내 이름 또한 저 자와 더불어 서로 비슷하니, 모름지기 글월을 올려 내 자신을 변호해야지만 무사 할 수 있겠구려.”하니, 좌우에 있던 사람들이 서로 웃고, 이원복을 풀어주게 되었다. 이렇게 백사는 역적을 엄히 다스리는 옥사가 크게 일어나 있어도, 동요하지 않고, 한 마디 말로 옥사를 해결하여, 주위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았다. 하루는 반역한 행적이 분명치 않은데도 거짓으로 자복한 사람이 있어, “내 일찍이 소나무 껍질을 찧어 떡을 만든다고 들었는데 이제 보니 사람을 찧어 역적도 만드는구나!”하여 그 자복한 사람을 구하였다. 이렇게 백사의 기상은 넓고 컸으며 해학을 섞었으니, 억울하게 옥사 당할 사람들을 바로잡는 것과 같이 그릇된 것을 바로 잡는 것이 무척 많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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