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을 문 밖으로

스승을 문 밖으로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해학(諧謔)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조선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옛날 이야기꾸러미 ( 4, 집문당)
• 내용 :
옛날에 한 훈장이 서당에서 아이들의 재치를 시험해 보려고 문제를 냈다. “너희들 중에서 누구든지 나를 방 밖으로 나가게 하면 내가 상금을 줄 것이니 한번 해 보거라.” 했다. 그러자 아이들은 제각기 선생님을 밖으로 나가게 하려고 별 소리들을 다 했다. 어떤 아이는 “선생님 댁에 불이 났대요. 큰일났어요.” 하는가 하면, 또 어떤 아이는, “누가 선생님을 급히 찾아왔어요.” 하기도 하고, 또 어떤 아이는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서 “잔칫집에서 술을 드시러 오라고 사람이 왔습니다.” 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생은 꼼짝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렇게 모든 아이들이 혈안이 되어 꾀를 내고 있는데, 유독 한 아이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었다. 선생님은 오히려 이 아이가 궁금해져서 “너는 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앉아 있는 것이냐” 하고 물었다.

그러자 그 아이 하는 말이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선생님을 방 밖으로 나가게 할 재주가 없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방 밖에 계시면 안으로 들어오시게 할 수는 있습니다.” 했다. 그 말을 들은 선생님은 방 안에서 방 밖으로 나가게 하는 것이나 방 밖에서 방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 내가 방 밖에 있으면 방 안으로 들어오게 한단 말이지 방 안에서 방 밖으로 나가게 하는 것이나 방 밖에서 방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테니 그럼 방 안으로 나를 들어오게 해 보거라.” 하면서 방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이 아이는 벌떡 일어서면서 “선생님, 지금 분명히 방 밖으로 나가셨죠 이제 상금은 제 것입니다.” 하고 소리쳤다. 선생은 ‘아이고, 내가 녀석한테 꼼짝없이 속았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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