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의 남편 시험

부인의 남편 시험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재치(才致)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김균태 (1, 294)
• 내용 :
옛날 이진사가 큰 재산을 남기고 죽었다. 이진사의 부인은 나이가 젊어 재가를 하기로 하고 마땅한 남편감을 찾게 되었다. 이때 무주 구천동에 송가라는 사람이 잘 났기로 소문이 자자하였는데, 이 여자가 송가를 한 번 보고자 하여 구천동으로 찾아갔다. 가는 길에 산길에서 한 남자를 만났는데, 이마는 훌렁 벗겨지고 광대뼈는 오뚝하고 눈은 뚱글뚱글한 사내였다. 여자가 남자의 이름을 물으니 송관수라 하였다. 마침 찾던 사람인지라 여자가 송가를 이끌어 산 아래 주막에 가서 술을 권하고 얘기를 나누다가 함께 자자고 하였다. 송가는 이왕 잘 거면 자기 집으로 가자며 여자를 이끌고 자신의 집으로 갔다. 송관수의 집은 돼지우리 같았고, 자식들이 바글바글하였다.

송관수가 자식들에게 밥을 먹으라며 죽을 끓여 짐승 밥 주듯 긴 나무통에 홈을 파낸 곳에 밥을 주니 아이들이 달라 들어 먹는 것이었다. 이를 본 여자가 송가를 다시 산 아래 주막으로 이끌어 같이 서울 가서 살자고 하고, 송가의 본부인과 아이들에게 쌀을 몇 가마니 주고 송가와 함께 서울로 가게 되었다. 서울로 오는 길에 한 대감 집에 하룻밤 묵기를 청했는데, 이 집에 이튿날 혼인이 있어 재워줄 수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여자는 그 집의 일을 거들어 줄 테니 하룻밤 묵게 해 달라 하여 허락을 받게 되었다. 여자는 밤새 그 집 여자들과 옷을 짓다가 송가의 지혜를 시험하고자 하여, 다른 아낙들이 잠든 틈을 타 지은 옷을 모두 숨겨놓고 집을 나왔다.

아침이 되어 아낙들이 깨보니 밤새 지은 옷들이 모두 없어지고 여자도 행방이 묘연하여 집안이 난리가 나게 되었다. 이에 서방을 잡아들이라 하여 송가를 옭아매고 죄를 물으려 하였는데, 송가가 도리어 큰소리치며 남의 마누라를 숨기고 옷을 훔쳐갔다고 누명을 씌운다고 하는 것이었다. 혼인이 있는 집에서 어떻게든 일을 수습하려고 송가에게 천 냥 돈을 쥐어주고 내보내게 되었다. 그 돈을 받은 송가가 이를 갈며 집으로 돌아가는데 그 여자가 길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여자가 고생 많았다며 송가를 달래어 다시 서울로 돌아가 여자의 집에 가게 되었다. 여자는 송가를 재차 시험하고자 종놈들과 약속을 정했다. 밤이 되어 송가와 옷을 다 벗고 자려 하는데, 밖에서 몽둥이로 마루를 내리치는 소리가 들리니 송가가 깜짝 놀라 알몸으로 문을 박차고 담을 넘어 도망치다가 옆집 안방으로 들어갔다. 옆집 여자가 옷을 내어주며 어서 나가지 않으면 죽게 될 것이라고 하니, 송가가 옷을 입고 그 집을 빠져나와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하였다.

옷을 잘 차려입고 고향으로 돌아가더라는 얘기를 하인들에게서 전해들은 여자는 다시 송가를 데려오게 하였다. 다음 날에도 또 똑같이 하인들이 밖에서 몽둥이로 마루를 내리치고 고함을 지르니 이번에도 송가는 알몸으로 도망치게 되었는데, 도망치는 중에 그만 순라꾼을 만나게 되었다. 송가가 순라꾼을 보고는 벌렁 자빠져있는데 순라꾼이 오더니 죽었다고 하며 불알을 약으로 쓰겠다며 칼을 꺼내 자르려고 하는 것이었다. 송가가 벌떡 일어나 순라꾼의 멱살을 쥐고 우리 아버지도 불알이 잘려 죽었는데 다 네 놈 짓이었구나 하며, 순라꾼을 붙잡았다. 순라꾼이 도리어 잡힌 꼴이 되어 돈 천 냥을 쥐어주며 없던 일로 해달라고 하니 송가가 천 냥 돈을 받아들고 고향으로 가려 하였다. 이때 여자가 이 말을 전해 듣고 다시 송가를 붙잡아 시험한 것을 사과하고 잘 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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