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행임의 재치

윤행임의 재치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재치(才致)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조선
• 신분 : 관료
• 지역 : 기타
• 출처 : 옛날 이야기꾸러미 ( 4, 집문당)
• 내용 :
조선시대 정조 때 윤행임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글도 잘 쓰고 덕이 높아 임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대사간이라는 벼슬까지 하게 되었다. 대사간이라는 벼슬은 임금이 하시는 일의 옳고 그름을 거리낌 없이 말해 올리고, 백성들의 생각과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임금에게 이야기하는 벼슬이다. 어느 날, 정조 임금은 정사를 보다가 여러 신하들과 함께 정자에 나와 이야기를 나누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정조 임금은 갑자기 윤행임을 보며 물었다. “임금과 신하의 도리는 무엇인가” 그러자 윤행임이 대답하기를 “임금은 백성을 위해 옳은 일을 베풀고, 신하는 임금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이 도리입니다.” 그 말을 들은 임금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경은 신하의 도리를 다하기 위해 나의 명령이라면 무슨 일이든지 다 할 수 있겠는가” 그러자 윤행임은 “물론이옵니다. 신은 성은을 입어 높은 벼슬까지 올랐는데 어찌 충성의 도리를 잊겠사옵니까. 전하께서 분부하신 일이라면 죽는 한이 있더라도 봉행하겠사옵니다.” 하고 말했다. 임금은 “그렇다면 저기 저 못에 가서 뛰어들어 죽을 수도 있겠는가” 하고 말했다. 윤행임은 “그렇습니다.”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못으로 갔다. 그런데 막상 깊은 물을 보니 뛰어들 용기가 나지 않아 우물쭈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본 임금은 역정을 내며 “왜 그러고 있는 것이냐 죽기가 무서워 그러는구나. 그럼 아까 말한 것은 거짓이었단 말이더냐” 하고 말했다.

그러자 윤행임은 “제가 어찌 감히 전하를 속이겠습니까. 다만 소신이 막 뛰어드려는데 물속에서 굴원이 나와 ‘나는 못난 임금을 만나 물에 빠져 죽었지만 당신은 어질고 착한 성군을 모시고 있으면서 어찌 죽으려 하느냐’ 하고 말하기에 어찌 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하고 말했다. 여기서 굴원이라는 사람은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초나라 사람인데, 당시 초나라의 왕이던 회왕은 간신과 가까이 하며 나라를 잘 다스리지 못했다. 굴원은 위협을 무릅쓰고 왕을 위해 진심된 충언을 여러 차례 올렸지만, 회왕은 간신들의 꼬임에 넘어가 정사는 뒷전이었다. 결국 나라는 점점 더 기울게 되었고 급기야 계속 바른 말만 하던 굴원을 멀리 귀양까지 보내게 되었다.

나라를 걱정하며 안타까워하던 굴원은 결국 더러운 나라에서 사느니 깨끗하게 죽는 것이 낫겠다고 멱라수에 몸을 던져 죽었다. 윤행임은 이렇게 불우하게 살다 간 충신 굴원의 이야기를 꺼내 임금의 어리석은 행동을 깨닫게 한 것이었다. 윤행임의 말을 들은 정조 임금은 크게 웃으며 자신의 곁으로 올라오라고 했다. 그리고 윤행임의 재치와 기지를 높이 사 더욱 깊이 아끼며 가까이 했다고 한다.

연관목차

1261/1461
재치형
윤행임의 재치 지금 읽는 중
결연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