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노화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결연(結緣)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조선
• 신분 : 학자
• 지역 : 기타
• 출처 : 이순록 (下)
• 내용 :
장성(長城) 기생 노화는 그 자색이 뛰어나서 많은 남성들이 침혹(沈惑)당해, 모두 추문을 남겼다. 이 소문을 들은 한 강직한 선비가 임금에게 주달해, 자신이 가서 이 기생을 죽이고 오겠다고 자원했다. 선비는 왕명을 받들어 장성으로 내려가면서 미리 공문을 보내 노화를 감옥에 구금해 두라고 명했다. 구금된 노화는 옥졸에게 뇌물을 주고 나와, 소복 차림의 시골 여자로 꾸미고, 선비가 오는 길목 냇가에 나가 석양빛을 받으며 붉은 비단을 가지고 빨래를 하고 있었다. 선비가 지나오면서 이 모습을 보니, 황혼빛에 붉은 비단이 물에 비쳐 한 송이 모란꽃 같은데, 그 아름다운 소복 여인의 자태가 어울려 형언할 수 없는 감흥을 일으켰다. 인근 주막에 든 선비는 자기를 따르는 통인에게 냇가에서 빨래하던 여인을 아느냐고 물었다. 통인이 이 마을 여자로 20여 세의 과부라고 대답했다.

선비는 그 여인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어, 통인에게 몇 차례나 간청하여 그 여인을 겨우 불러왔다. 여인은, 한 번 정조를 잃으면 기생밖에 될 수 없으니 동침할 수 없다고 완강히 거부하니, 선비는 버리지 않겠다고 단단히 약속을 하면서 여인의 허리를 껴안았다. 두 사람이 짙은 사랑을 나누고 밤을 지내니, 새벽에 여인이 나가면서 “장부 일언이 천금보다 무거운데 저를 버리지 않겠지만, 떠오르는 시(詩)가 있으니 제 팔에 서방님 글씨로 좀 써 주십시오.”하고 하얀 팔을 내밀었다. 선비가 여인이 부르는 시를 팔에 써 주었다.

“노화의 팔위에 이 누구 이름인고 먹물이 피부에 스며 글자마다 분명하구나. 동쪽으로 흐르는 물 흐르면서 변하지만, 이 마음 처음 맹세 저버리지 마옵소서.” 이렇게 써 주니 여인은 떠나갔다. 노화는 돌아와 그 글씨에 바늘로 찔러 먹을 묻혀 피부에 배어들게 해 새긴 다음, 재빨리 옥으로 달려가 다시 구금되어 있었다. 선비가 장성에 도착해 형벌 기구를 갖추고 호령하여 노화를 잡아와 처단하라 엄명했다. 노화가 끌려오니, 선비는 요사한 여자를 보지 않으려고 문을 닫고 방안에서 명령을 내리는데, 노화가 한 말씀만 여쭈겠다고 하며 만나기를 청했다. 선비가 문을 열어 내다보니 노화가 팔을 높이 들었는데, 자신이 써준 시가 있는 것을 보고 놀라 어쩔 줄 몰랐다. 이렇게 해 선비는 장성에 머물면서 노화와 함께 지냈으며, 조정으로부터 버림을 당했고, 돌아가지 못하고 장성에서 죽었다. 장성 노령에 한림총(翰林塚)이란 무덤이 있는데, 이 무덤이 그 선비의 무덤이며, 노화의 살던 집에서 바라보이는 언덕에 있어, 지나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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