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학-거지

고인학-거지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결연(結緣)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조선
• 신분 : 일반
• 지역 : 호남
• 출처 : 김균태 (2210)
• 내용 :
옛날 전라도 미면(米面)에 고씨촌이 있었다. 고씨 한 명이 뒤늦게 아들을 가졌는데 이름을 어질 ‘인’에 학 ‘학’자로 인학이라고 하였다. 고인학이 네댓 살 됐을 즈음에 양친이 모두 죽었다. 고인학은 서울 김판서댁에 유하게 되었고, 이웃집 사는 처녀가 고인학을 사모하여 연통하려 했으나 고인학은 거절하였고 이에 딸은 죽고 말았다. 이에 딸 어머니가 밤마다 딸의 무덤가에서 쥐어뜯으며 울고는 하였다. 김판서 대감이 돌아와 보니 아랫집 늙은 부부가 밤낮 물 하나 떠놓고 묘를 뜯으며 울기에 누구의 묘인지 물었다. 늙은 부부는 자신의 딸의 묘라고 하고, 고인학 때문에 죽게 된 얘기를 해 주었다. 집으로 돌아간 대감은 고인학을 불러 아랫집에 죄를 지었으니 이만 떠나라고 하고는 노자를 후하게 주고 집을 나가게 하였다. 고인학은 김판서의 집을 떠나 강원도 금강산의 절로 들어갔다.

절에서 수도를 하는데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와서 같이 수도를 하였다. 그 사람은 이정승 댁에 신세를 지고 있었는데 그 딸을 유혹하다 실패하여 그 딸을 연못에 밀어 죽이고 도망쳐 이곳 수도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고인학이 말을 듣고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여, “에이 이놈의 자식, 어려서부터 키워준 소중한 양반 딸을 죽이고 네놈이 수도를 하면 무엇 하느냐 너는 죽어야 옳다.” 하고는 발로 차 천 길 낭떠러지에 떨어지게 하여 죽였다. 이렇게 해서 고인학이 다시 절로 돌아가는데 한 색시가 목에다 칼을 꽂고는 올라와서는 원수를 갚아주어 고맙다고 하고는 목에 있는 칼을 뽑아 달라고 하였다. 그래서 고인학이 칼을 잡아 빼니 색시는 고맙다고 하며 사라졌다. 고인학이 절로 돌아와 산을 떠날 생각을 하고 산을 내려갔다. 그러다가 길을 잃고 헤매다 집을발견하고 하룻밤만 묵게 해 달라고 하였다.

각시는 여자 혼자 사는 집이라 그렇게 못한다고 했지만 고인학이 애걸하자 하룻밤 묵게 해 주었다. 고인학이 들어가 각시가 해주는 저녁밥을 먹고 앉아 있으니 생각이 바뀌어 각시를 범하려 하나 각시가 계속 거절하였다. 이에 힘으로 치고 들어오니 각시는, “정 그러시면 제가 글을 한쪽 부를 테니 그 글을 채우면 당신하고 평생을 따라가 살겠어요.” 하고 말했다. 고인학이 알았다고 하고 글을 묻자 각시는, “약결연여금야면 (만약 오늘밤에 인연을 맺으면,)” 하고 말했다. 고인학은 채우려 했으나 채우지 못하고 날이 새버려 그 답을 각시에게 불었다. 그러자 각시는, “약결연여금야면 구랑이고고황천(옛 낭군이 황천서 울고 다닐까)”라고 답해 주고는 갑자기 사라졌다. 고인학이 다시 생각 해 보니 이 각시는 낮에 목에서 칼을 뺀 그 여자였다. 고인학이 김판서 댁으로 돌아가니 김판서가 반기며 눈물을 흘렸다.

대감은 고인학과 같이 공부하던 아들이 죽었다고 하고는 고인학을 보니 다시 그 아들이 생각나 눈물을 흘리는 것이라고 하였다. 고인학이 저녁을 먹고 사랑방에 건너가 잠을 청하니 김판서의 며느리가 과부가 되어 살다가 사랑방 안에 한 잘생긴 남자가 있는 것을 보고는 주안상을 차려 들어가 유혹을 했다. 고인학은 김판서를 생각하여 계속 거절하는데 김판서 며느리가 계속 부대끼자 이에 지난밤을 생각하고는, “내가 글 한쪽을 부를 테니 남은 쪽을 채우면 당신이 하자는 대로 하겠소.” 하고 말했다. 그리고 며느리가 그러자고 하니, “약결연여금야.”라고 운을 띄웠다. 그 며느리도 뒷 구를 채우지 못하고 날이 새자 어쩔 수 없이 방으로 돌아갔다. 며느리가 돌아가자 고인학이 그 각시가 했던 대로 뒷구를 맞추어, “약결연여금야면 구랑이고고황천이라.”이라 하니 김판서 대감이 들어와 칼을 바닥에 꽂고 앉으며, 어제 며느리와 혼합했으면 이 칼에 죽이려고 했는데 유혹을 물리친 고인학의 의지가 깊으니 이 집이며 재산을 모두 너에게 넘겨주겠다.”고 하였다. 고인학은 처음에 거절하였으나 김판서가 계속 강요하여 받아들이고 며느리와 잘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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