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악 이안눌의 가연

동악 이안눌의 가연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결연(結緣)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조선
• 신분 : 관료
• 지역 : 기호
• 출처 : 서울설화 ()
• 내용 :
어느 해 대보름날밤 다리 밟기에 나섰던 새 신랑이 초례를 치른 지 며칠 안돼서 엉뚱한 새 색시와 뜻하지 않게 기연을 맺게 된 그럴싸한 야담 한 토막을 소개한다. 대보름 날 밤에 수표교를 밟고 난 한 소년이 그만 곤드레가 되어 길가에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때마침 하인배들이 몰려 와서 이 소년을 업어다가 얼토당토않은 단 신방에 들이민다. 막 장가든 초립동은 혼미한 채 신부와 한 이부자리에서 잔다. 그 집 새 신랑도 다리 밟기에 나섰다가 밤 유흥에 맘껏 젖어 제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는데 이 역시 하인배들의 실수로 남의 신방신세를 지게 된 모양이다.

사실을 알게 된 그가 미안하기 그지 없어하자 신부는 “저의 집안은 대대로 역관을 지내온 집안 무남독녀라서 차마 죽을 수도 없는 처지입니다. 더럽혀진 몸이나마 장차 섬길 수만 있게 하여주신다면 소실이 되어 늙은 부모를 봉양하다가 명대로 살았으면 하온대…….” 이렇게 애처롭게 하소연하는 것이었다. “집안의 범절이 엄한데다가 미처 과거에 급제하지 못한 초립동인 몸인지라 어찌 축첩할 수 있겠소.”하자 “이모님이나 고모님이 계시면 거기에 저를 의탁하여 주십시오.”라고 재차 간원하니 그러마고 응한다. 양가에는 도통 비밀로 하고 과거에 급제하기 전에는 서로 만나지 않기로 굳게 약속한다. 이 소년은 공부에 전념하여 과거에 급제하자 비로소 신부를 집안으로 들였다.

신부의 노부모에 알리고 자세한 얘기를 하자 기가 막혀 하면서,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로군.”하며 흐뭇해한다. 마침내 소년은 예조판서에 이르고 홍문관, 예문관 양관의 대제학을 지내면서 계관시인으로 명망이 높았다. 동악은 노후에 동악단을 꾸미고 소요 자적하였다. 동악의 그날이 있게 했던 것은 소실의 물심양면, 헌신적인 뒷바라지의 덕택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연관목차

1361/1461
부정적인물형
횡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