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시 궤짝 범 궤짝

색시 궤짝 범 궤짝

분류 문학 > 부정적인물형 > 횡포(橫暴)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승려
• 지역 : 기타
• 출처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옛이야기 백 가지 ()
• 내용 :
옛날 어떤 절에 중이 살았는데, 이 중이 좀 의뭉스럽고 엉큼한 데가 있었다. 마을에 사는 고운 처녀를 마음에 두고 그 처녀에게 장가들기를 원했다. 하루는 이 중이 마을에 내려가 동냥을 하는데 처녀 집 울 안에서 처녀 어머니가 다른 아낙네와 이야기하기를 배 나무집 총각이 청혼을 해 왔는데 곧 허혼을 할 거라고 자랑하는 것이었다. 심술이 잔뜩 난 중이 처녀 집 문 앞에서 목탁을 두드리며 염불을 외는 체하다가 짐짓 너스레를 떨었다. “어허, 일 났군. 일 났어. 이 집에 액이 끼어도 아주 된통 끼었네그려.” 처녀 어머니가 그 말을 듣고 기겁을 했다. 혼사를 앞둔 집에 액이 끼었다니 큰일이었다. 처녀 어머니가 무슨 액이 끼었느냐고 묻자 중은 일부러 말꼬리를 이리 저리 비틀어 “이 집 처녀가 올해 안으로 급살을 맞게 됐소. 시집을 가면 첫날밤에 죽을 수요. 더군다나 배나무집 근처에 얼씬했다가는 그 길이 황천길이오.”하고 거짓말을 했다.

이래놓으니 처녀 어머니가 새파랗게 질려서 어떻게든 살릴 방도를 가르쳐달라고 애걸복걸을 했다. 그저 심술이 나서 못 먹는 밥에 재나 뿌려 볼 심산이었는데, 살려 달라고 매달리는 걸 보니 마음이 달라져 “중한테 시집가면 목숨은 부지하겠소.”하고 말했다. 이 고을에 동냥하러 다니는 중이라고는 저밖에 없으니 한 말이었다. “뭐라구요 중도 장가를 간단 말이오” “두말 안 할 테니 싫으면 관두시오.” 이래놓고 훨훨 가버렸다. 처녀 집에서는 하루 종일 근심에 젖어서 의논이 분분했다. 그 이튿날 중이 동냥하는 척하고 처녀 집에 가 봤더니 아닌게 아니라 처녀를 곱게 단장시켜 가지고 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를 살릴 길이 그 길뿐이라 하니, 스님이 거두어주시오.” “그렇게 부탁하신다면 할 수 없지요.” 속으로는 좋아서 춤이라도 추고 싶었지만 웃음을 참고 처녀를 데리고 가는데, 중이 되어서 보란 듯이 신행길을 차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색시를 걸려 데리고 갈 수도 없으니까 궤짝에 넣어서 짊어지고 갔다.

이렇게 흥이 나서 가는데, 난데없이 저 멀리서 ‘물렀거라’하는 벽제 소리가 요란하기에 가만히 보니 고을 감사 행차였다. 감사가 먼 산에 사냥 갔다가 범이야 산돼지야 노루야 산 채로 많이 잡아가지고 오는 길이었다. 갑자기 벽제 소리도 요란하게 감사가 행차를 하니 도둑이 제 발 저려 중이 놀라서 궤짝을 길가에 내려놓고 숲 속에 가서 숨었다. 감사가 지나다보니 웬 궤짝이 길가에 버려져 있어 사령을 불러 열어보게 하니 천만뜻밖에도 사람이 들어 있었다. 처녀에게 자초지종을 들으니 참 어이가 없었다. 감사는 처녀를 집에 데려다주게 하고 그 궤짝에는 잡은 범을 한 마리 넣어두게 했다. 그러고 나서 감사 행차가 가버렸는데, 그것도 모르는 중은 감사 행차가 사라지자 숲 속에서 나와 궤짝을 짊어지고 갔다. 어째 아까보다 더 무거워졌다고 고개를 갸웃갸웃하면서도 쉬지 않고 한달음에 절까지 갔다. 절에 가서 궤짝을 내려놓고 “요내 각시 어서 나와 함께 밥을 먹세.”하고 노래를 부르면서 궤짝을 탁 열었다. 그러니 어떻게 됐겠나. 범이 툭 튀어나와서 앙! 하고 물었다.

연관목차

1405/1461
부정적인물형
횡포형
색시 궤짝 범 궤짝 지금 읽는 중
편벽형
우인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