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도 못 당한 양반

부처님도 못 당한 양반

분류 문학 > 부정적인물형 > 편벽(偏僻)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옛이야기 백 가지 ()
• 내용 :
옛날에 웬 양반이 하나 살았는데, 이 양반이 쥐뿔도 없으면서 도도해 가지고 어디 가서도 고개 숙이는 법이 없었다. 벼슬도 없는 백면서생인데다가 가난해서 굶기를 밥 먹듯이 하면서도 도도하기로 말하면 나랏님도 못 당할 판이었다. 아무한테나 그저 반말을 툭툭 던지고 빳빳하게 굴었다. 그런데 이 양반이 나이 쉰이 다 되도록 자식을 못 낳았다. 자식을 얻으려면 부처님께 공을 드리긴 드려야겠는데, 가난한 살림에 뭐 부처님께 바칠 게 없어 찬물 한 그릇 떠 가지고 절에 갔다. 절에 가서 부처님 앞에 앉았는데 이 도도한 양반이 아무리 부처님 앞이라지만 남들처럼 꿇어앉아 빌 수가 있나. 그냥 딱 책상다리 하고 앉아서 부처님을 똑바로 쳐다보며 “거 부처님 내 말 좀 들어보게. 어쩌다 보니 나이 쉰이 다 되도록 자식 하나 못 두었는데 웬만하면 나한테 자식 하나 점지해줌이 어떨꼬” 했다. 부처님이 가만히 내려다보니 참 기가 막힌데 이 양반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날마다 와서 그러니 부처님이 그만 질려버렸다.

그래서 자식 하나 점지해 주었는데 아들을 하나 낳게 해주었다. 이 양반이 아들을 하나 얻고 보니 부처님이 참 고마워서 인사를 해야 도리라고 생각하고 이웃에서 쌀 한 됫박을 꾸어 떡을 해 또 절에 갔다. 그릇도 변변한 게 없으니까 밥보자기에 떡을 싸 가지고 갔다. 그래 가지고 부처님 앞에 밥보자기를 펴놓고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거 부처님, 참 고맙네. 덕분에 얻은 자식 아무 탈 없이 잘 커야 하지 않겠나. 그저 병 없이 근심 없이 잘 살도록 한 번 더 보살펴줌이 어떨꼬” 했다. 아 그 말을 안 들어줬다가는 날마다 찾아와서 졸라댈 게 뻔하고 그것도 빳빳하게 반말질로 졸라댈 테니 어떻게 해. 부처님이 아주 질려서 두 손 들고 소원대로 다 해주었다. 그래서 그 양반, 아들하고 오래오래 잘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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