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뭇잎

이상한 나뭇잎

분류 문학 > 부정적인물형 > 우인(愚人)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옛날 한 소금장수가 있었는데 어느 날, 소금을 짊어지고 가다가 정자나무 아래에서 소금 짐을 받쳐놓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때 범아재비가 한 마리 나오더니 정자나무 이파리를 따서 이마에 붙이고는 매미 옆으로 갔다. 매미는 범아재비가 보이지 않는지 도망가지 않고 있다가 그만 잡혀먹고 말았다. 범아재비는 매미를 잡아먹고 이파리를 땅에 버리고 가버렸다. 이파리는 돌맹이 위에 떨어졌는데 돌맹이도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소금장수는 이를 이상히 여겨 그 이파리를 주웠다. “이야. 신기한 이파리네. 아마 쓸모가 있을 거야.” 그리고 소금장수는 장사를 마치고 자기 집 앞에 이르자 이파리를 이마에 붙이고 집으로 들어갔다. 마누라와 아이들은 아비가 왔어도 인사조차 안하고 다들 그냥 앉아만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소금장수는 “이놈들아. 아비가 왔는데 인사도 안하느냐.” 하고 호통을 쳤다.

그랬더니 아들이 “아버지 어디계세요” 하고 두리번거리기만 했다. 소금장수가 이마에서 이파리를 떼어내자 그제서야 식구들이 아는 체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소금장수가 또 이파리를 붙이자 식구들이 찾느라 야단법석을 떨었다. 소금장수는 ‘정말 귀한 보물이로세.’라고 생각하며 비단에 소중히 싸 두었다. 그 뒤부터 소금장수는 이마에 이파리를 붙이고 산으로 가서 짐승을 잡아다가 팔았다. 그 덕에 식구들 모두 쌀밥에 고기반찬을 먹으며 지낼 수가 있었다. 그런데 이웃에 사는 사람이 이 소금장수가 갑자기 잘 살게 된 것을 이상히 여겨 그 비결을 물었다. 소금장수는 이상한 이파리를 얻어서 잘 살게 됐다며 그동안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래서 이웃사람은 자기도 신비한 이파리를 얻으려고 소금짐을 지고 길을 나서서 정자나무 아래로 갔다. 아무리 기다려도 범아재비는 나타나지도 않고 나뭇잎도 떨어지지 않았다.

저녁이 다 되자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정자나무에 올라가 나뭇잎을 모두 따 버렸다. 그리곤 나뭇잎을 잔뜩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곤 마누라에게 저녁밥을 일찍 먹고 이상한 이파리를 찾아내자고 했다. 이웃사람은 방안에 가득 나뭇잎을 쏟아 붓고는 이파리 하나를 이마에 붙여서 아내에게 보이냐고 물었다. 영문을 모르는 아내는 남편의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그래서 다시 이파리를 또 붙이고, 붙여도 계속해서 아내는 남편의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남편이 자꾸 물어보니까 졸리고 지친 아내는 이번에도 남편이 물어보니 “안보여요.” 하고 말했다. 남편은 정말 안 보이는지 물었고, 아내는 정말 안 보인다고 말하며 그냥 쓰러져 잠을 자버렸다. 남편은 기뻐서 다음날 나뭇잎을 이마에 붙이고는 가게에 들어가서 돈을 집어 나오려고 했다. 그때 가게 주인이 “이놈아! 미치지 않고서야 벌건 대낮에 남의 집에 들어와서 돈을 훔쳐 가느냐” 하고 외쳤다. 쫓겨난 이 남자가 다시 또 다른 가게에 들어가서 물건을 훔쳐 나오려고 했다. 주인은 “이 도둑놈이 실성을 했나. 대낮에 남의 물건을 훔쳐 가만둬서는 안 되겠네.” 하고는 달려들어서 이웃사람은 죽지 않을 만큼만 맞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