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에 빠진 개로왕의 최후

바둑에 빠진 개로왕의 최후

분류 문학 > 부정적인물형 > 편벽(偏僻)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삼국
• 신분 : 왕족
• 지역 : 기타
• 출처 : 삼국사기 ()
• 내용 :
고구려의 장수왕이 아버지인 광개토왕의 “부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넓은 땅을 차지해야 한다.” 라는 뜻을 따르고자 수도를 북쪽에 있는 국내성에서 평양성으로 옮겨서 남쪽으로의 진출을 위해 힘을 쓰고 있을 때였다. 당시 백제는 개로왕 이었다. 백제는 한반도 남쪽에서 독자적인 문화권과 해상세력을 구축하여 만만치 않은 힘을 가지고 있었는데 백제를 넘지 않고서는 고구려가 남쪽으로의 영토를 확장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백제군을 물리치기 위한 방도를 모색하고 있던 차에 고구려 땅에서 가장 바둑을 잘 둔다는 스님인 도림이 장수왕을 찾아왔다. 도림은 "개로왕에게 한 가지 나쁜 버릇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노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는 것이지요, 놀이 중에서도 바둑을 제일 좋아하는데 바둑을 한번 두기 시작하면 다른 일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백제에 들어가서 바둑으로 개로왕의 신임을 얻어 목적을 달성하는데 돕고 싶습니다." 라고 말하였다.

이리하여 장수왕의 허락을 받은 도림은 큰 죄를 저질러서 고구려에서 도망친 승려로 위장을 하고 백제에 잠입하였다. 도림이 바둑을 잘 둔다는 소문을 듣고 개로왕은 도림을 궁궐로 불러들여 바둑을 두었는데 첫 번째 판과 두 번째 판을 도림에게 지고 말았다. 그리고 세번째 판에서야 겨우 도림을 이겼다. 도림의 훌륭한 바둑 두는 솜씨에 반하여 개로왕은 그를 신임하게 되었고 도림과 하루라도 바둑을 두지 않으면 살 수 없을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자연히 나라 일을 돌보는 것에 소홀하게 되어 백성들은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풍수에 대해 도림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도림은 "백제는 산과 강,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이웃 나라들이 감히 쳐들어오지 못합니다. 이는 하늘도 대왕의 위대함을 인정하는 것이 옵니다. 그러므로 왕께서는 대왕의 위엄이 더욱 빛나도록 성곽을 높이 세우고, 화려한 궁궐도 지으시고 선왕의 무덤을 새로 만들어 위엄이 과거에서 미래까지 영원하도록 하옵소서." 라고 말했다.

예나 지금이나 잘못된 방향의 거대한 토목공사는 자칫하면 국가전체를 위험으로 내몰 수 있다. 특히나 백성의 삶이나 국방에 큰 상관이 없는 왕궁의 확장과 선왕묘의 대대적인 확장 개보수, 한반도에서 가장 큰 강인 한강에의 제방 쌓기 같은 토목공사는 한강에 뿌리박았던 백제 왕권의 힘을 급속히 소진시키는 일이다. 하지만 개로왕은 바둑에 눈이 멀어 도림을 너무 신임한 나머지 그의 말을 전부 믿고 만 것이다. 개로왕은 백성들뿐만 아니라 백제의 국력을 총동원하여 대대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계속되는 공사와 무리한 세금으로 백성들은 나날이 궁핍해지고 군사력은 허술해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개로왕에게 이런 백성들의 고통스러운 외침은 들리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첨하는 신하들이 옆에서 왕의 귀를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림은 자신의 임무가 거의 완수되었다고 생각하고고구려로 도망쳐 백제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장수왕에게 보고하였다. 이에 장수왕은 군대를 이끌고 백제로 쳐들어갔다. 갑작스런 고구려의 대규모 공격에 놀란 개로왕은 급히 군사들을 소집하였지만 성을 쌓느라 지친 백성들은 이미 포기한 상태였다. 개로왕은 자신의 아들인 문주왕을 피신시키고 고구려 군대와 맞서 싸웠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고구려 군대에 생포되어 비참하고 쓸쓸한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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