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쫓는 노랭이 영감

파리 쫓는 노랭이 영감

분류 문학 > 부정적인물형 > 편벽(偏僻)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내용 :
옛날 어느 산골에 인색하기로 유명한 영감이 살고 있었다. 남에게 절대로 물건을 빌려 주지 않는 것은 물론이요, 아무리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돈이나 곡식을 꾸어 달라고 사정해도 절대로 승낙하는 경우가 없었다. 심지어는 친척 중에서 한 사람이 굶어죽게 되어도 눈 하나 깜짝 하지를 않았다. 이 영감은 생선이 먹고 싶으면 지나가는 생선장수를 불러다가 “이게 큰가, 저것이 큰가. 실하기는 한가” 하면서 이것저것 만지작거리다 한참을 주물럭거려 양 손바닥에 생선의 비늘을 흠뻑 묻힌 후에야 안 사겠다고 하며 생선장수를 돌려보냈다. 그리고는 얼른 안으로 들어가서 며느리에게 “가서 큰 그릇에 물을 가득 떠 오너라.” 하고 그 물에 생선 냄새가 묻은 손을 씻고는 “이걸로 오늘 저녁 국을 끓여라.” 하고 말하는 것이다. 그뿐이 아니었다. 가끔 고깃간에 가서도 한참 고기를 만지작거리다가 집에 돌아와 손을 씻은 물로 국을 끓이게 하곤 했다. 이런 영감의 인색함은 온 동네에 소문이 나서 사람들은 그를 노랭이 영감이라고 불렀다.

이 노랭이 영감이 어느 날 뒤뜰을 거닐다가 햇볕을 쬐기 위해 뚜껑을 열어놓은 된장 항아리를 무심코 내려다보게 되었다. 그런데 큰 파리 한 마리가 된장을 빨아먹고 있는 게 보였다. 그것을 본 영감은 파리가 먹는 된장마저 아까운 나머지 안색이 변하고 말았다. 노랭이 영감은 파리를 잡으려고 두 손으로 움켜쥐어봤지만 파리는 날쌔게 날아가 버렸다. 영감은 파리를 쫓기 시작했다. 파리는 다른 장독에 앉아서 쉬다가 영감이 오면 날쌔게 날아가 마당의 꽃 위에 앉았다. 그러다 또 영감이 오면 날아 문 밖으로 나가고, 그래도 영감이 지치지 않고 쫓아오자 밭까지 날아갔다. 하지만 영감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파리를 쫓아갔다. 파리는 슬슬 당황해하면서 붙잡히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달아났다. 영감은 어디를 가든지 상관하지 않고 씩씩거리며 끝까지 쫓아갔다. 결국 먼저 힘이 빠져버린 파리는 영감의 손에 잡히고 말았다. 노랭이 영감은 두 손가락으로 파리의 날개를 잡더니 파리의 다리에 묻은 된장을 빨고는 던져버렸다고 한다.

연관목차

1440/1461
편벽형
우인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