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 아들과 천자의 딸

정승 아들과 천자의 딸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결연(結緣)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관료
• 지역 : 기타
• 출처 : 한국구전 (5, 469)
• 내용 :
옛날에 한 정승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정승의 아들은 아무리 공부를 시켜도 한자를 전혀 몰라서 선생을 붙여도 도망갈 정도였다. 하루는 정승이 어떻게 해서든 아들을 성공시키기 위해 공부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선생을 구하러 시골로 내려갔다. 마침 시골에 가난한 선생이 한 사람 있는데 학생들에게 공양을 받아 열댓 명을 가르치고 있었다. 정승은 이 선생이다 싶어 선생에게 10년간 아들을 가르쳐 주면 가족들을 먹여 살려 주겠다고 약속했다. 선생은 가난했기 때문에 그렇게 하자고 하고 정승을 따라 나섰다. 정승은 선생님이 구해지자 후원에 연못을 크게 파고 그 가운데 서당을 하나 지어 아들과 선생님만 들여보내 나오지 못하게 했다.

정승의 부인은 매일같이 아들이 공부를 잘 하게 해달라고 빌었고 아침, 저녁도 직접 가져다주었다. 정승은 선생의 집에 돈을 계속 부쳐주고 아들이 공부를 하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선생님이 노력을 해도 아들은 삼 년을 배운 것이 하늘 천(天), 땅 지(地), 검을 현(玄), 누를 황(黃) 이렇게 네 자였고, 약속했던 십년 동안 간신히 천자문 한 권을 뗐다. 약속한 십년이 지나자 정승은 잔치를 준비하고 선생을 불렀다. 선생은 잔치에 가기 전에 제자를 붙들고 “스승과 제자는 원래 매질을 해야 하는데 십년 동안 매질 한번 못해봤으니 마지막으로 종아리나 한번 맞아봐라.”하고서는 제자의 종아리를 때렸다. 그러자 제자는 기절 하였다가 잠시 후에 일어났는데, 꿈에 용왕님을 보았다고 하였다.

제자는 꿈에서 용왕님이 제자에게 사서삼경을 읽어보라고 하였는데 모르는 글자가 없었다는 얘기를 했다. 선생이 깜짝 놀라 사서삼경을 주며 읽어보라고 하였는데 정말 모르는 것이 없이 다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십년 동안 천자문을 설명하면서 다른 글자도 같이 한 두자씩 설명을 했는데 제자가 그것을 다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하여 둘은 기쁜 마음으로 잔치에 갔다. 한 편 중국에서는 천자의 딸이 있었는데 어느 날 자기의 남편은 자신이 천자문 시험을 봐서 뽑겠다고 했다. 그렇게 시험을 봤는데 중국에 있던 모든 사람이 떨어졌다. 천자의 딸은 조선에도 시험을 보러 와 달라고 연락했고, 정승의 아들은 그 연락을 받고 바로 중국으로 가서 시험에 응했다.

정승의 아들이 중국에 도착하자 천자의 딸은 방안을 둘러보고 문자를 쓰라고 했다. 진사의 아들은 “도사금수(圖寫禽獸, 새와 짐승을 그림으로 그려서 썼구나.).”라고 문자를 썼다. 그러나 그것을 본 천자의 딸은 나가라고 했다. 진사의 아들은 화가 번쩍 나서 얼른 집 밖으로 나왔는데 비가 쏟아졌다. 가지도 못하고 서 있는데 천자문으로 문장을 쓴 사람은 그 사람 하나라 천자의 딸은 이상한 마음이 들어 시녀를 시켜 더 쓰실 것이 없느냐고 물었다. 아들은 “화채선령(畵綵仙靈)하올 것을 도사금수(圖寫禽獸)하였다가, 운등치우(雲騰致雨)하는 날에 속이원장(屬耳垣墻) 하는구나.(신선에 비교될 것을 새와 짐승을 그렸다고 하였다가, 구름이 나고 비가 오는 날에 담 쪽에 귀를 붙이고 서있구나)”라고 써 시녀를 통해 천자의 딸에게 보냈다. 천자의 딸이 보니 천자문의 글자로 만든 문장이라 마음에 들어 혼인을 하게 되었다. 결국 정승의 아들은 천자의 사위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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