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게 빚진 처녀

말에게 빚진 처녀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결연(結緣)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박종익 (3권)
• 내용 :
옛날에 어떤 홀아비가 외딴 집에서 무남독녀 하나를 데리고 살았다. 홀아비는 또 말 한 필을 가지고 있었는데 하루는 홀아비가 집에 딸을 혼자 두고, 말을 타고, 장으로 갔다. 그런데 홀아비가 장에 간지 삼사일 되도 돌아오지 않았다. 딸은 올 때가 되었는데도 아버지가 오시지 않자 이상하다고 생각 하였는데 며칠이 더 지나자 홀아비와 함께 갔던 말만 혼자서 들어오는 것이었다. 그 말은 많은 땀을 흘리고 있었는데, 집에 오자마자 마구간에 들어가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딸이 말에게 어째 아버지를 모셔오지 않고 혼자 왔는지 물었다. 그러자 말은 홀아비를 못 모시고 왔다는 뚱한 표정을 지었다. 그 후 외동딸은 밥도 못 먹고, 고민하다가 말에게, “말아, 말아. 네가 가서 우리 아버지를 모셔 오면 내가 결혼을 해주겠다.”하고 말했다.

그러자 말이 좋은 표정을 짓더니, ‘히힝’하고 울며 바람같이 나가더니 삼일 만에 아버지를 모셔 왔다. 딸은 말에게 했던 약속을 생각하고, 홀아비가 집으로 돌아왔지만 밥도 먹지 못하고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러자 말도 밥을 먹지 않았는데, 홀아비는 말과 외동딸이 모두 밥을 먹지 않고 들어 누운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여 딸에게 왜 그러는지 물었다. 딸은 솔직하게 말씀드려야 될 것 같아 홀아비에게 말과 한 약속을 말해 주며 말에게 빚을 졌다고 말했다. 그러자 홀아비는 어떻게 말이 그럴 수가 있냐고 하며 말을 산으로 끌고 가 잡았다. 그리고 가죽을 벗겨 시체는 산에 묻고, 가죽은 싸리대문에 널어놓았다. 여름이 되고 겨울이 되어 비도 오고 눈도 내리자 말가죽에서 벌레가 나왔다.

그 벌레는 싸리대문 옆에 있는 뽕나무에 가서 나무를 뜯어 먹기 시작하고는 하얗게 고치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 벌레는 말의 죽은 넋인데 딸이 빚을 졌는데도 결혼은 안 해주니, ‘내가 죽어서라도 이 몸에 감겨 보겠다.’는 뜻으로 하얗게 고치를 만든 것이다. 결국 뽕나무를 뜯어먹고서 하얀 고치를 지어 고치로 실을 짜서 명주를 해서 아가씨 몸에 감기게 되었다. 후에 이 벌레를 누에고치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누에가 뽕을 뜯어 먹을 때 보면 얼굴이 길어져서 죽은 말의 넋이 보인다고 한다.

연관목차

1341/1461
말에게 빚진 처녀 지금 읽는 중
부정적인물형
횡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