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녀

용녀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결연(結緣)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한국구전 (5, 122)
• 내용 :
옛날에 한 선비가 식구들을 떼어놓고 길을 떠났는데 길을 가다 난데없이 비가 쏟아져 바위 밑에 몸을 숨겼다. 조금 뒤 비가 그쳤지만 하얀 두루마기에 갓을 썼던 선비의 차림은 쏟아지는 비에 후줄근해졌다. 선비가 다시 길을 나서려고 하는데 좁은 산길에서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가 치성을 드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길이 좁아 지나가지 못하고 치성을 드리는 것을 보고 있으니까 여인이 흘끔 보더니 선비의 행색이 후줄근하여 밥이나 먹고 가라고 불렀다. 선비는 때마침 배가 고파 여인이 대접하는 음식들을 먹고 있는데 여인이 어디 가는 길이냐고 물었다. 선비는 어릴 때부터 공부를 했는데 과거에 급제하지 못해 집안이 어려워져 늙은 부모와 가족을 두고 하릴없이 집을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여자는 선비가 사는 곳을 다시 물었는데 선비는 그대로 알려줬다. 그렇게 술까지 마시며 이야기를 하다가 여인은 자신의 집으로 선비를 데리고 갔다. 선비가 따라가니 웬 기와집으로 데리고 가, 뜨거운 물을 끓여다 주며 목욕을 시키고 입을 옷을 내어주었다. 그리고 저녁때가 다 되니 저녁밥도 대접하였는데 여인은 둘이 앉아서 얘기를 하다가 선비는 하릴없이 나온 터라 갈 곳이 없는 것을 알았다. 여인은 아까 알려준 선비의 집에 돈과 쌀을 선비 몰래 보내고 선비와 같이 살기로 했다. 그리고 선비를 편안하게 해주며, 책도 내어주어 읽을 수 있게 도와줬다. 사실 여인은 하늘로 올라가고 싶은 용이었는데 들에서 3년을 보내고, 남자와 3년을 지내야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갈 수 있었다. 선비를 처음 만난 날 남자를 보내 달라고 치성을 드리고 있었는데 그때 선비를 만난 것이다.

선비랑 사는 동안 여인은 선비의 집에 돈과 쌀을 계속 보냈고, 선비의 전답에는 알맞게 비까지 내려주며 선비의 집을 도왔다. 3년이 지나 하늘로 올라가야 할 때가 되었다. 어느 날 여인은 선비에게 아침밥을 해 주며 자기가 해 주는 마지막 밥이니 이 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고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갈 노잣돈을 선비에게 챙겨주고 춤을 추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갑자기 안개가 자욱하게 끼며 비가 쏟아져 여인이 보이지 않게 되었는데 하늘을 보니 용의 꼬리만 흔들리며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선비는 용이 올라가는 것을 한참 보다가 주위를 둘러보니 주위에 있던 기와집은 온데간데없고 바위산에 혼자 덜렁 있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남자는 그 노잣돈을 챙겨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선비가 집에 돌아오자 작았던 딸이 커져 있었고, 선비의 어머니와 부인은 선비를 반겨주어 잘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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