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 1

한호 1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재치(才致)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조선
• 신분 : 학자
• 지역 : 기타
• 출처 : 동야휘집 (252)
• 내용 :
한호의 호는 석봉(石峰)이다. 태어날 때 일관(日官)이 “옥토끼가 태어났으니 동방의 종이 값이 오르겠구나.”하고 말했다. 자라는 동안, 꿈에 중국 진(晉)나라의 명필 왕희지(王羲之)가 글씨를 주어서 받았다. 그 이후로 한석봉의 글씨는 신(神)이 돕는 것처럼 잘 썼다. 한석봉이 글씨에 자신감을 가지고, 하루는 종로를 지나가는데, 어떤 사람이 종각(鐘閣) 밑에서, 종각 위에 있는 기름장수에게 기름을 사겠다고 하니까, 기름장수가 종각의 누각 위에서 난간 밖으로 기름통을 들고, 아래에다 기름병을 놓으라고 했다. 이렇게 하여 높은 누각 위에서 기름을 따르는데, 누각 아래의 작은 병에 기름이 그대로 들어가고 한 방울도 밖으로 흘리지 않았다. 이것을 본 석봉은 자신의 글씨에 아직 자만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더욱 열심히 노력했다. 한석봉이 하루는 집에 있으니 붓을 파는 소년이 왔다.

이 소년이 특별히 의지할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석봉이 그 소년을 자기 집에 머물도록 했는데, 한 달포 지나는 동안 소년은 매우 영리하고 민첩했다. 석봉이 마침 금강산 유랑을 하게 되었는데, 이 소년이 원해 같이 가게 되었다. 구룡연(九龍淵)에서 석봉과 같이 간 한 친구가 발이 미끄러져 못에 빠지니, 이 소년이 옷을 벗고 뛰어들어가 구했다. 그래서 모두 범상한 아이가 아님을 알았는데, 금강산을 나오는 길에 소년이 언덕 너머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서 좀 들렸다가 가자고 했다. 그래서 몇 고개를 넘어 한 곳을 가니 경치가 좋은 계곡인데, 한 초당이 있고 두 노인이 바둑을 두다가는 석봉을 보고 기다렸다고 말하면서 반갑게 맞이했다. 곧 노인들은 석봉에게 “새 정자에 현판 글씨를 쓸 사랑이 없어서 초대했다.” 고 말하고 글씨를 요구했다. 석봉이 사양하다가 글씨를 써 주니 붓 두 자루를 주면서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을 당부하고, 양사언(楊士彦)도 중국 진당(晉唐)의 글씨체를 연습하여 조화 무궁하게 되었다고 말해 주었다.

이렇게 하여 금강산을 나와서 노인이 준 붓으로 글씨를 연습하니 신(神)이 돕는 것처럼 잘 써졌다. 한 번은 석봉이 사신을 따라 중국에 가니, 한 퇴임 재상이 정정 구름무늬가 새겨진 비단(烏雲錦緞)으로 장식한 족자를 만들어 걸고는 천하의 명필이 있으면 여기에 글씨를 써 달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보면서 감히 아무도 나가지 못하는데, 석봉이 나서서 붓에다 먹을 찍어 족자의 편 바탕에 뿌려 더럽히는 것이었다. 모두들 놀라고 주인 또한 화를 내는데, 천천히 들어가서 붓을 잡고 글씨를 쓰니, 먹이 뿌려져 더럽혔던 부분이 모두 글자 획 속에 들어가고 깨끗한 글씨가 이루어져 절묘한 명필로 빛났다. 모두들 감탄하고, 주인 또한 잔치하여 대접하니, 이후로 한석봉의 이름이 중국에 떨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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