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물기와 평안도 박치기

전라도 물기와 평안도 박치기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해학(諧謔)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호남
• 출처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옛이야기 백 가지 ()
• 내용 :
옛날에 전라도에는 물기를 잘하는 사람이 살았고 평안도에는 박치기를 기가 막히게 잘하는 사람이 살았다. 전라도 물기 장수는 그저 뭐든 눈앞에서 알짱거리기만 하면 덥 썩 물어버리는데, 한 번 문 것은 죽어도 안 놨다. 그러니까 아무리 힘센 사람도 어디 한 군데 물렸다 하면 그냥 항복을 해야 했다. 평안도 박치기 장수는 그저 뭐든 보이기만 하면 냅다 머리로 들이받는데, 얼마나 힘이 센지 그 머리로 받힌 건 그냥 삼십 리고 사십 리고 나가 떨어졌다. 그러니 아무도 그 앞에서 힘자랑은 못했다.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소문을 듣고 만나서 꼭 한 번 겨뤄봐야겠다고 단단히 별렀다.

그러다가 한 번은 금강산에서 둘이 만났다. 둘이 딱 마주치니까 뭐 군말 않고 겨루기를 시작했는데 먼저 평안도 박치기 장수가 어디 맛 좀 봐라 하고 냅다 들이받았다. 돌덩어리 같은 머리로 힘껏 들이받으니까 이거 뭐 볼 것도 없이 대포알 날아가듯이 휭 날아가 버리는데 어디로 갔는지도 몰랐다. ‘어라, 이 녀석이 어디에 나가떨어졌는고’ 평안도 박치기 장수가 신들 메를 메고 찾아 나섰다. 제가 들이받아 놓은 게 대체 어디에 가 떨어졌는지 찾으러 나선 것이다. 아무리 찾아다녀도 없더니 어느 산골짜기에 가니까 큰 너럭바위가 있는데 전라도 물기 장수가 거기에 퍼지르고 앉아 있었다. ‘아이고 저 녀석이 예까지 날라와서 떨어졌구나,“생각하고 ”너 이러고도 날 당하겠느냐”했더니 전라도 물기 장수가 그 말에는 대답도 않고 발밑을 가리켰다. 가만히 내려다보니 거기에 사람 코가 떨어져 있는데 깜짝 놀라서 제 코를 만져보니까 아 글쎄 그새 코가 떨어져 나가고 없었다. 박치기를 할 때 전라도 물기 장수가 코를 물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냅다 받아버려서 그 꼴이 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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