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강아지

꿀강아지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해학(諧謔)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관동
• 출처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옛이야기 백 가지 ()
• 내용 :
옛날에 강원도 사람이 벌을 쳐서 꿀을 많이 받았다. 강원도는 꿀이 흔한 곳이라 서울에 가서 내다 팔아야겠다고 하고 서울로 가져갔다. 큰 단지에 꿀을 가득 넣어서 짊어지고 갔다. 서울에 가서 꿀을 팔려고 보니 이걸 어디서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난생 처음 올라온 서울이라 시전이 어딘지 난전이 어딘지 몰라 아무 길에서나 주저앉아서 꿀단지를 내놓고 “꿀 삽쇼, 꿀 삽쇼”하고 외쳤다. 마침 그곳을 지나던 서울 부자가 어수룩한 시골 사람이 인적도 드문 곳에서 꿀을 파는 걸 보고 헐값에 사야겠다고 마음먹고 “여보시오. 당신 큰일 날 짓을 하는군요. 요새 나라에서 꿀을 못 팔게 하는 것도 모르고 그러시오.” 하고 겁을 줬다. 강원도 사람이 그 말을 곧이듣고 걱정하니 “그 꿀을 가지고 다니다가는 경을 칠테니 어서 내게 파시오. 나라에서 말리는 것이라 돈을 줄 수는 없지만 멀리서 온 것 같으니 노자나 하게 닷 냥을 주겠소.” 했다. 강원도 사람이 그 말에 속아서 닷 냥에 꿀 한 단지를 팔고 서울구경이나 하고 가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보니 꿀 파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꿀값이 좋아서 쉰 냥은 너끈히 받는다는 걸 알고 강원도 사람은 어찌나 분한지 앙갚음을 해야겠다 작정하고 다음 날 어제 꿀 팔던 자리에 가서 앉아 있었다.

한참 있으니 그 서울 부자가 어슬렁어슬렁 나타났다. “아이고 서울 부자님. 어제는 하도 고마워서 공갚음이나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니 서울 부자는 제가 속여먹은 사람을 또 만나서 뜨끔하던 차에 공갚음을 한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아, 그까짓 걸 가지고 뭘 그러시오. 그나저나 무슨 일이오” 궁금해하니 강원도에는 밑구멍에서 꿀이 밑도 끝도 없이 나오는 꿀강아지라는 것이 있는데 , 그 꿀을 대접하고 싶으니 한 번 오라는 얘기였다. “햐 그런 신기한 강아지도 있나 내 한 번 가리다” 그래서 강원도 사람은 제가 사는 곳을 자세히 일러주고 집에 돌아와 강아지에게 밤낮 꿀만 먹였다. 그렇게 열흘 동안 꿀을 먹였더니 강아지가 꿀똥을 쌌다. 며칠 있으니 이 서울 부자가 강원도 사람을 찾아왔다. 강원도 사람은 꿀똥 싸는 강아지를 내놓고 밑구멍으로 나오는 꿀을 대접했다.

서울 부자가 보니 참 신기하고 탐이 나서 그 강아지를 자기한테 팔라고 했다. 강원도 사람은 펄쩍 뛰면서 “아이고 그런 말씀 마십시오. 이 강아지 덕에 우리 식구가 사시사철 꿀을 받아먹고 남는 꿀은 팔아서 목구멍에 풀칠하고 사는데 이것 팔아버리면 당장 빌어먹게요.”하는 것이다. 그럴수록 서울 부자는 안달이 나서 자꾸 값을 올려 불렀다. 나중에 오백 냥을 부르니까 강원도 사람이 못 이기는 체하고 강아지를 팔았다. 서울 부자가 가고 난 다음, 강원도 사람은 제 아내더러 서울 부자가 오거든 머리 풀고 곡을 하는 시늉만 하라고 했다. 과연 얼마 안 있어 서울 부자는 속은 걸 알고 다시 찾아왔다. 꿀강아지라고 사 간 것이 밤낮 구린 똥만 싸니까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온 것이다.

와 보니 찾는 사람은 안 보이고 아내가 머리를 풀고 애고애고 울고 있어 연유를 물으니 남편이 죽었다는 것이다. 무덤에라도 가 보자고 뒷산에 올라가니 과연 새 무덤이 있었다. 서울 부자가 무덤 위에 앉아서 “똥강아지를 꿀강아지라고 나를 속이더니 기어이 그 죗값을 받고 죽었구나”하니까 미리 무덤 속에 들어가 있던 강원도 사람이 꼬챙이로 서울 부자의 엉덩이를 쿡쿡 쑤시면서 “어수룩한 시골 사람 겁을 줘서 쉰 냥 어치 꿀을 닷 냥에 사 간 네 놈은 왜 안 죽고 살아있느냐” 했다. 서울 부자는 귀신이 내는 소리인 줄 알고 그만 기겁을 하고 내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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