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 알

당나귀 알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해학(諧謔)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옛날 어느 마을에 한 농부가 살았는데 아주 정직하고 착하였으나 너무 아는 것이 없어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되곤 했다. 하루는 부인이 준 백목 한 필을 가지고 시장에 나갔다. 그리고는 하루 종일 어슬렁어슬렁 다른 가게들을 둘러보며 참견하다가 해가 기울쯤에야 겨우 백목을 팔았다. 농부는 사 가지고 갈 물건을 찾아다니는데 마침 수박가게 앞을 지나가게 되었다. 크고 둥근 수박을 난생 처음 본 농부는 “이게 무엇이오” 하고 물었다. 수박장수는 속으로 ‘이 사람이 수박도 모르네. 좀 속여 봐야겠다.’라고 생각해서 “네, 그게 당나귀 알입니다요.” 라고 대답했다. 농부는 “그럼, 여기서 당나귀가 나온단 말이오” 하고 묻자, 수박장수 우스워 죽을 지경이었으나 웃음을 참고 대답했다. “그럼요. 이것을 더운 아랫목에다 이불을 덮어서 보름만 두면 자연히 깨져서 당나귀가 나오지요.” 농부는 당나귀를 얻을 생각을 하며 “이게 하나에 얼마유” 하고 물었다. 수박장수는 “이게 원래 오십 전인데, 내 삼십 전만 받겠소. 하나 가져 가시우. 당나귀 한 마리에 삼십 전이면 엄청 싼 거유.” 하고 말했다.

농부는 그렇게 수박 한 통을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부인은 남편이 무엇을 가지고 오니 “이게 무엇이오”하고 물었다. 농부는 “이게 당나귀 알이라네. 뜨뜻한 아랫목에 놓고 이불을 덮어두면 보름 후에 깐다 하오. 어서 갖다가 아랫목에 덮어놓고 불 좀 뜨뜻하게 때시오.” 하고 일러주었다. 부인은 그 말을 듣고 하라는 대로 해 두었다. 그렇게 보름이 지나고, 어찌 되었나 궁금해서 이불을 들쳐보았더니, 수박이 썩어서 썩은 내가 코를 찔렀다. 부인은 코를 움켜쥐며 “ 당나귀는커녕 냄새가 나서 살 수가 없소. 얼른 가서 내다버리시오.” 하고 타박을 했다. 농부는 ‘하라는 대로 하였건만 어찌 알이 곯았을꼬. 거참, 이상하네.’ 생각하고 뒷동산에 내다버렸다. 그런데 마침 그 마을 이웃집에서 키우고 있던 당나귀 새끼가 더위를 피하려고 덤불 속에 누워 있다가 썩은 수박이 떨어지는 바람에 놀라 달아났다.

농부는 “그렇지. 이제야 당나귀가 되었구나.”하고는 당나귀를 쫓아갔다. 한참을 쫓아가다가 당나귀를 붙잡은 농부는 의기양양해서 집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이웃에 살고 있던 당나귀의 진짜 주인은 해가 저물도록 당나귀가 들어오지 않자 온 동네를 찾아다녔다. 그러다 그 농부의 집 앞을 지나는데 당나귀 소리가 들려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방문 앞에 자기네 당나귀 새끼가 매어져 있는 게 아닌가. 당나귀 주인은 농부에게 “아니, 왜 남의 집 당나귀는 갖다 매어둔거요” 하고 물었다. 농부는 “그게 무슨 말이오, 내가 보름 전에 장에 가서 삼십 전을 주고 당나귀 알을 사다 깐 것인데, 당신이야말로 어째 남의 당나귀를 보고 제 것이라 하는 거요” 하고 냅다 소리를 질렀다. 당나귀의 진짜 주인은 하도 기가 막혀 동네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동네 사람들 앞에서 시시비비를 가린 후에야 당나귀는 제 주인을 찾아갔고, 농부 부부는 자신들이 속은 걸 깨달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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