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두꺼비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재치(才致)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기타
• 지역 : 기타
• 출처 : 어우야담 (332)
• 내용 :
옛날 한 재상의 어렸을 적 이름이 ‘돌(乭)’이었다. 이 재상이 어릴 때 같이 놀던 친구는 이름이 ‘두꺼비(頭他非)’였는데 장성해서 눈이 멀었다. 재상 친구인 맹인은 점쟁이가 되었는데 점이 잘 맞지 않아 수입이 아주 시원치 않았다. 재상은 친구 맹인이 너무 안타까워 계교를 꾸미기로 했다. 아무도 모르게 말을 끌고 가 동대문 밖 도장곡(道莊谷) 몇 째 소나무에 매놓고, 친구에게 도둑놈을 잡기 위해 점을 치라고 할 테니, 미리 말을 매두었던 장소를 가르쳐주어 말을 찾게 되면, 이후로 소문이 나서 많은 사람이 점치러 몰려와 부자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이 계획대로 실행하여 재상 친구인 두꺼비는 유명한 점쟁이로 소문이 났고, 문전에는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때 임금이 옥대(玉帶)를 분실했는데 봉사 두꺼비가 점을 잘 친다는 소문을 듣고 임금이 불렀다. 맹인 두꺼비는 말을 타고 궁중으로 오면서, 알아맞히지 못해 벌 받을 것을 생각하며 슬픔에 잠겨 있었다. 임금의 옥대를 훔친 사람은 이름이 ‘불개(火狗)’였고 직책이 ‘서리(書吏)’였다. 이 도둑 역시 두꺼비 맹인이 점을 잘 친다는 말을 듣고, 자기가 옥대 훔친 것을 알아맞힐 것이라고 생각해 겁을 먹고, 두꺼비의 동정을 살폈다. 두꺼비 맹인이 말 위에서 하도 걱정이 되어 자기도 모르게 “불가설이(不可說耳, 무어라 말할 수 없구나)”라고 한문 문구로 탄식하였더니 이를 듣고 있던 사람이 그것을 ‘불개서리’라고 소리치는 것으로 듣고, 깜짝 놀라 달려가 진짜 도둑에게 전했다.

얘기를 들은 도둑은 곧 달려와 두꺼비 앞에 엎드려 용서를 빌면서, 옥대가 있는 고을 말하고는, 도둑의 이름과 직책인 ‘불개 서리’는 말하지 말아 달라며 많은 뇌물을 바쳤다. 맹인 두꺼비는 임금 앞에서 옥대를 찾았고, 서리의 이름 불개는 말하지 않았다. 임금이 매우 영험이 있는 점쟁이라고 두꺼비를 칭찬하고, 한 가지 더 시험해 보기로 했다. 임금이 뜰에서 두꺼비 한 마리를 잡아와 큰 돌 밑에 넣어놓고 맹인 두꺼비에게, “내가 조금 전 숨겨놓은 것이 무엇인지 알아맞혀 보라.”고 했다. 맹인은 알 수가 없어서 이제 죽게 되겠구나 하고 생각하여, “이놈아 ‘돌’, 너 때문에 이 ‘두꺼비’ 이제 죽겠다.”하며 크게 소리치고 한탄했다. 이때 임금이 무릎을 탁 치면서, “맞다. 내가 숨겨 둔 두꺼비가 큰 돌 밑에서 눌려 죽겠구나.” 하고는 빨리 돌을 들고 두꺼비를 꺼내라 했다. 이렇게 해 임금은 영특한 점쟁이라고 칭찬하고 많은 상금을 내렸다. 이 일은 허명(虛名)으로 복을 얻은 경우이니 두 번 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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