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총각의 글 배우기

어리석은 총각의 글 배우기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해학(諧謔)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옛날 어느 마을에 나이가 많은 총각이 살고 있었는데, 늘 어리석은 행동만 하였다. 그러다 늦게나마 글을 배워야겠다 싶어 아버지에게 어떻게 해야 글을 배울 수 있느냐고 물었다. 아버지는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배우다 보면 어려울 것이 없단다.” 하고 일러주었다. 총각은 이 말을 듣고, 즉시 천자문 한 권을 사 가지고 서당을 찾아가서 훈장님에게 절을 하고는 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훈장님이 책을 가져다가 가리키며, “하늘 천 하거라.” 하니, 총각은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하란 말만 믿고는, “하늘 천 하거라.” 했다. 선생님은 다시 “하늘 천만 하렸다.” 하자, 총각은 다시 “하늘 천만 하렸다.” 하였다. 선생님은 “하렸다 소리는 빼렷다.” 하자, 총각은 또 “하렸다 소리는 빼렷다.” 하였다. 선생님은 화가 나서 “이놈아, 하렸다 소리는 빼란 말이다.” 하고 소리를 지르자, 총각도 큰 소리로 “이놈아, 하렸다 소리는 빼란 말이다.” 하는 것이었다.

선생님은 화가 나서 매로 머리를 툭툭 치며, “글쎄 이놈아, 하늘 천 소리만 하란 말이다.” 하자, 총각도 매로 선생님의 머리를 치며, “글쎄 이놈아, 하늘 천 소리만 하란 말이다.” 하였다. 선생님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총각의 뺨을 철썩 하고 때리면서, “이놈이 미쳤구나. 당장 책 가지고 나가라.” 하자, 총각은 또 선생님이 한 대로 뺨을 때리면서, “이놈이 미쳤구나. 당장 책 가지고 나가라.” 하였다. 선생님은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해진 채로 분을 삭이고 있는데 총각의 아버지가 글 배우는 구경을 왔다. 선생님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아버지는 선생님에게 여러 번 고개를 숙여 사죄를 하고는 총각을 끌고 나왔다. 그렇게 아버지 손에 이끌려 서당을 나온 총각이 하는 말이, “거참, 글 배우기 힘들어 못하겠습니다.” 하고는 콧노래를 부르며 걸어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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