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주석 재판

망주석 재판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재치(才致)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조선
• 신분 : 관료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상인은 수많은 비단을 짊어지고 서울에서 시골로 팔러 다니고 있었다. 그렇게 전국방방 곡곡으로 돌아다니다가 피곤하고 힘이 들어 어느 망주석이 서 있는 곳에 짐을 내리고 잠시 쉬기로 했다. 그런데 너무 피곤한 나머지 깜빡 잠이 들고 말았는데 정신이 들어보니 망주석 옆에 놓여있어야 할 비단이 감쪽같이 없어진 것이다. 상인은 답답한 나머지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혹시 비단을 훔친 도둑을 보지 못했느냐고 묻고 다녔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우리 원님은 지혜가 많아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없으니, 당신의 비단을 훔친 도둑도 분명 잡아줄 것이오. 한번 찾아가 보오.” 하였다. 상인은 그 길로 원님에게 달려와 억울한 사정을 이야기하며 “그 비단은 저의 전 재산이옵니다. 제발 제 비단을 찾아주십시오.” 하며 눈물로 호소했다.며칠이 지나고, 재판이 시작되는 날, 소문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구경하기 위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번 사건이야말로 증인도 없으니 대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모두가 궁금했던 것이다. 원님은 먼저 상인을 불러들여 심문을 시작했다. “그 비단 보따리를 도둑맞았을 때, 정말로 그 주위에 아무도 없더냐 잘 생각해보아라. 아무도 없었는데 그 보따리에 발이 달리지도 않았을 터, 어떻게 없어질 수가 있단 말이냐 그러자 상인은, “예, 정말로 아무도 없었습니다. 있었다면 망주석 한 개가 서 있었을 뿐입니다.” 하고 대답했다. 원님은 “그래 그렇다면 그 망주석은 도둑을 보았겠구나.” 하고 말했다. 그러자 상인은 “하지만 원님, 그것은 돌이옵니다.” 하고 대답했다. 원님은 상인의 말을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병졸들을 향해 분부를 내렸다. “여봐라, 당장 가서 망주석을 뽑아오너라. 잡아서 내 심문을 해야겠다.” 병졸들은 원님이 하는 짓이 우스웠지만 꾹 참고 망주석을 뽑아왔다. 곧 망주석에 대한 심문이 시작됐다.

이 마을 뿐 아니라 이웃 동네 사람들까지 몰려들어 이 신기한 재판을 지켜보았다. 원님은 망주석을 향해, “빨리 자백해라. 너는 분명 그 도둑을 보지 않았느냐 당장 대답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 하고 호령했다. 아무리 지켜봐도 대답을 하지 않자, 원님은 더 큰 소리로 “어서 대답하지 못할꼬 자백하지 않으면 때려 죽일 것이다.”하고 위협했다. 그 모습을 본 군중들은 웃음을 참느라 진땀을 흘렸다. 아랑곳하지 않는 원님은 망주석에 대한 체벌을 시작했다. 원님은 병졸들에게 망주석의 허리를 자백할 때까지 세게 때리라고 명했다. 이것을 본 군중들은 더 이상 웃음을 참을 수 없어 폭소를 터트리고 말았다. 바로 그때였다. 원님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 신성한 재판장에서 무례하게 웃는 놈이 누구냐 지금 웃는 놈들을 모조리 잡아다 옥에 가두어라.” 하고 호통을 쳤다.

대신에 벌금으로 비단 한 필씩을 사흘 내로 갖다 바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큰 벌을 내릴 것이다.” 하고 모두 풀어주었다. 사흘 째 되던 날, 감옥에서 풀려난 사람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확실히 원님에게 비단 한 필씩을 바쳤다. 원님은 그렇게 모아진 비단을 상인에게 보여주며 “네가 잃어버린 비단 이 맞느냐?” 하고 물었다. 상인은 “예, 그렇습니다. 모두 제가 가지고 있던 비단이옵니다.” 하고 대답했다. 그리고는 숫자를 세어보더니, “그런데 세 필이 부족하옵니다.” 하고 대답했다. 원님은 비단을 바친 사람들을 다시 모아, 비단을 누구에게 샀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모두가 고개 너머 마을의 비단장수가 왔다기에 그곳에 가서 산 것이라고 대답했다. 원님은 다시 병졸들에게 당장 그 비단장수를 잡아오라 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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