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뿌리 아비와 독있는 과일

무뿌리 아비와 독있는 과일

분류 문학 > 현실적인물형 > 해학(諧謔)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조선
• 신분 : 승려
• 지역 : 영남
• 출처 : 촌담해이 (3)
• 내용 :
충주의 한 절에 주지가 욕심이 많아, 사미에게 음식을 잘 주지 않고 인색하게 했다. 닭을 길러 그 계란을 삶아 사미가 잠들기를 기다려 먹는데, 사미가 자는 체하다가 일어나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주지는 “무 뿌리이다.”하고 대답했다. 하루는 주지가 자다가 일어나 사미를 불러, 밤이 얼마나 깊었느냐고 물었는데, 그때 마침 새벽닭이 울었다. 곧 사미가 기지개를 켜면서 말하기를, “밤이 이미 깊어서 ‘무 뿌리 아비(菁父)가 울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절 정원의 감나무에 감이 익었다. 주지가 따서 홍시를 만들려고 광주리에 담아 들보 위에 올려놓았다. 그 후 홍시를 주지가 혼자 하나씩 내려 먹으니, 사미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주승이 “이것은 독과인데 아이들이 먹으면 혀가 헐어 죽는다.” 하고 속여 말했다. 하루는 주지가 외출한 사이에 사미가 대막대기에 고리를 걸어 들보 위의 홍시 광주리를 끌어내려 마음대로 먹고, 차(茶) 잎을 가는 맷돌로 꿀단지를 때려 깨뜨려 놓고, 뜰의 나무에 올라가 있었다. 주지가 돌아와 깨진 꿀단지와 내려져 있는 홍시 바구니를 보고 화를 내며, 막대기를 들고 나무 밑에 와 빨리 내려오라고 재촉했다. 사미는, “맷돌을 옮기다가 실수해 꿀단지를 깨고는 두려운 생각에 자살하려고 ‘독과’를 내려 먹었으나, 죽지 않아 나무에 올라와 죽으려고 합니다.” 하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주승은 웃으면서 사미를 용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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