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갈래 길로 간 삼형제

세 갈래 길로 간 삼형제

분류 문학 > 이상적인물형 > 효우(孝友)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관동
• 출처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옛이야기 백 가지 ()
• 내용 :
옛날, 저 강원도 두메산골 어느 집에 삼형제가 살았다. 그런데 이 삼형제는 한 어머니 배에서 나왔어도 성질이 다 달랐다. 맏이는 마음이 너그러워 남을 도와주기를 좋아하고, 둘째는 힘이 세고 우락부락해서 남을 곧잘 때려눕히고, 막내는 똑똑해서 글공부를 잘했다. 삼형제 나이 열서너 살에서 열예닐곱쯤 되었을 무렵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자, 서로 의논해서 서울에 가서 살기로 하고 길을 떠났다. 가다가 세 갈래 길이 나오자 근처의 한 노인에게 서울 가는 길이 어디냐고 묻자 셋 다 서울 가는 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바른편 길로 가면 늙은이 혼자 사는 집이 있고, 가운뎃길로 가면 힘센 장정들이 많이 있고, 왼편 길로 가면 시체가 셋 있다고 일러주었다.

맏이는 부모님 생각이 나서 바른편 길로 갔다. 가다가 쓰러져가는 초가집에 병든 노인을 만나 아버지처럼 모시고 친자식도 못할 효자 노릇을 했다. 그렇게 한 삼 년 지났는데, 하루는 노인이 맏이에게 자신은 원래 만 금 부자이며, 자신이 죽거든 뒷간 밑에 묻어 놓은 돈궤를 파내어서 가져가라고 이른 후에 죽었다. 노인 장례를 후히 치르고 그 돈으로 서울 가서 큰 부자가 되었다. 둘째는 가운뎃길로 갔다. 가다가 주막에서 산적들과 두목을 만나 평생 일 안하고도 잘 먹고 잘 입으며 살 수 있다는 말에 산적이 돼서 도둑질하면서 한 삼 년 지났다. 막내는 왼편 길로 갔다. 인가도 없고 숲만 자욱한 산속 길에서 사람 죽은 시체 셋이 있었다. 한 사람은 칼에 찔려 죽고, 한 사람은 몽둥이에 맞아 죽고, 한 사람은 독을 마시고 죽었는데, 전대는 그대로 있고 술병에는 술이 반쯤 남은 상황이었다.

막내가 시체 옆에서 얼쩡거리고 있는데 고을 관아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막내한테 오라를 지워 시체와 함께 끌고 갔다. 원님 앞에 붙들려 간 막내는 자칫 누명을 쓰게 될 판국이었다. 막내는 원님 앞에서 이 사건을 조리 있게 설명하고 해결했다. 그러자 원님은 마침 아들이 없었는데 이렇게 똑똑한 아이라면 양아들을 삼아도 되겠다 싶어 아들을 삼았다. 막내는 부지런히 공부해서 과거에 급제하고 한 삼 년 뒤에는 판관 벼슬을 얻어 서울로 올라갔다. 그런데 이 때 맏이네 집에 도둑이 들었는데 마침 순찰을 돌던 순라꾼들이 도둑질하는 것을 보고 그놈을 잡아갔다. 그래서 그 이튿날 재판을 하는데, 대청 위에 판관이 앉고, 그 아래 도둑이 꿇어앉고, 옆에는 도둑맞은 사람인 맏이가 섰다. 그런데 도둑이 재판을 받다 말고 엉엉 우는 것이었다.

“왜 그리 우느냐 죄를 받고 죽을까봐 서러워서 우는 게냐” “그게 아니라 삼 년 만에 형님을 만나고 아우를 만나니 반갑고도 부끄러워서 그럽니다.” 그 말끝에 서로서로 쳐다보니, 삼형제가 한 자리에서 만난 것이다. 맏이는 부자가 돼서 도둑질한 아우와 판관이 된 아우를 만나고, 둘째는 도둑이 돼서 형의 집을 털다가 잡혀 아우에게 재판 받는 신세로 만나고, 막내는 판관이 돼서 큰형을 위해 둘째형을 재판하는 처지로 만난 것이다. 그 뒤에 둘째는 마음을 고쳐먹고 포도청의 포졸이 돼서 도둑 잡고 잘 살았다. 삼형제가 모두 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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