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재상의 딸

어떤 재상의 딸

분류 문학 > 이상적인물형 > 부덕(婦德)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조선
• 신분 : 관료
• 지역 : 기타
• 출처 : 계서야담 (146)
• 내용 :
한 재상의 딸이 시집간 지 일 년도 채 못 되어 청상과부로 친정에 와있었다. 하루는 재상이 외출했다가 돌아와 안으로 들어갔는데, 우연히 딸 방을 보게 되었다. 마침 딸은 거울을 앞에 놓고 화장을 하다가, 한참동안 자기 얼굴을 응시하더니 갑자기 거울을 집어던지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슬피 우는 것이었다. 이 모습을 본 재상은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사랑으로 나와 혼자 앉아 있는데, 마침 알고 지내던 한 젊은 무인(武人)이 찾아왔다. 이 무인은 가족도 없고 가난하게 혼자 살고 있는 사람이었다. 재상은 곧 그 무인을 가까이 오게 해 조용히 “자네가 언제까지 이렇게 곤궁하게 살 것이 아니라 나의 사위가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영문을 모르는 무인은 무슨 뜻인지를 알지 못해 당황해했다. 재상은 곧 상자 속에서 은주머니를 꺼내 주면서, “지금 가서 이 돈으로 좋은 말 한 필과 가마를 세내어 내일 새벽 파루친 뒤에 우리 집 뒷문 밖에서 기다려 주게.”라고 당부했다. 무인이 약속대로 말과 가마를 준비해 기다리니, 재상은 한 여자를 데리고 나와 가마에 태우고는, “곧바로 함경도 지방에 가서 살아라.” 하고는 길을 재촉했다.

방에 들어온 재상은 곧 곡성을 내고 딸이 자결했을을 알렸다. 한편 딸이 부친 외에는 아무도 자기 모습을 보지 못하게 했다고 하면서 혼자 이불을 싸서 딸의 시체를 만들어 염습해 덮어놓은 다음 시집에 알렸다. 이렇게 해 시가 사람들이 와서 장례를 치르고 관을 시가 선산 끝에 묻었다. 재상 아들이 암행어사가 되어 함경도 지방으로 가서, 한 집에 들어 하룻밤을 묶게 되었다. 그 집에는 두 어린아이가 있어서 글을 읽고 있는데, 보니까 아이들의 피색이 어쩐지 자기 집안 피색을 닮아서 의아해했다. 그런데 밤중에 안에서 부인이 나와 어사의 손을 잡고 우는 것이었다. 자세히 보니까 자기 누님이었고, 지난 얘기를 들려주면서 두 아들을 낳고 잘 산다는 설명이었다.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어사는 어느 날 밤 조용히 부친에게 아뢰었다. “이번 함경도에 갔을 때는 아주 특이한 일을 겪었습니다.” 하면서 말을 꺼내니까, 부친은 아무 말도 않고 눈을 똑바로 뜨고 아들을 노려 보고 있었다. 그래서 어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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